'테슬라 요건' 상담 부스, IT·바이오기업 임원 북적
올 공모 규모 작년 2배
넷마블·ING생명·남동발전, 조단위 '대어' 줄줄이 입성
[ 최만수 / 김동현 / 홍윤정 기자 ]
“사업 초기에 수익이 나지 않는 정보기술(IT)·바이오업계 특성을 감안할 때 테슬라 요건 상장은 반드시 필요한 제도입니다.”
18일 한국경제신문사 주최로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 빌딩에서 열린 ‘IPO(기업공개) 엑스포 2017’에 참석한 기업인들은 ‘한국형 테슬라 상장’(적자기업 특례상장)에 뜨거운 관심을 보였다. 이들은 “성장 가능성만 높으면 적자 상태에도 증시에 입성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는 소식을 듣고 테슬라 상장이 가능한지를 알아보기 위해 IPO 엑스포에 참석했다”고 입을 모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들은 “테슬라 상장이 최근 들어 주춤해진 IPO 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테슬라 상장 상담 쏟아져
이날 행사에는 200여개 기업 임직원들이 참석했다. 행사장 입구 오른편에 마련된 상담 부스에는 테슬라 상장에 대해 상담받으려는 사람들로 발디딜 틈이 없었다. 한국거래소를 비롯해 한국증권금융과 증권사 IPO 담당자들이 테슬라 상장을 묻는 기업인들을 응대했다. 내년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 중인 바이오기업 크로넥스 관계자는 “기존 IPO 요건이나 절차는 잘 알고 있지만 테슬라 요건에 대해 더 자세히 알고 싶어 행사에 참가했다”고 말했다.
주형환 산업통상자원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최근 미국 전기차업체 테슬라의 시가총액이 포드와 GM을 넘어섰다”며 “기업의 역사나 규모보다 미래 성장 가능성을 더 높이 평가하는 게 요즘 글로벌 자본시장의 트렌드”라고 말했다.
증시에서는 테슬라 상장 ‘1호 기업’이 어디가 될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전자상거래 플랫폼업체인 카페24에 이어 변속기 전문 제조사인 엠비아이가 국내 첫 테슬라 상장에 도전한다. 엠비아이는 지난달 전기차용 2단 변속기를 세계 최초로 개발해 주목을 받았다. 전기차용 2단 변속기는 전기차의 동력 효율을 높여 주행거리를 늘리고 구동모터와 배터리 등 자동차 핵심부품 원가도 절반가량 줄일 수 있는 것이 강점으로 꼽힌다. 이 회사는 2015년 11억원 영업손실에 이어 작년에도 12억원의 영업손실을 냈지만 미래 성장가능성을 높게 평가하는 투자자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된다.
◆증시활황에 IPO 관심 후끈
올해 IPO 시장은 과거 어느 때보다 풍성할 전망이다. 기업가치 10조원을 훌쩍 넘길 것으로 예상되는 넷마블, 3조원에 달할 것으로 전망되는 ING생명 등 ‘대어’들이 시장에 나오기 때문이다. 공모규모는 작년(4조2388억원)의 두 배가 넘는 10조원에 달할 전망이다. 이재성 삼성증권 IPO팀 디렉터는 “올해 국내 상장기업 실적이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증시도 박스권을 탈피할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는 만큼 IPO 시장이 활기를 띨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에선 ‘비상장 대어’를 꾸준히 발굴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왔다. 알짜배기 비상장사가 수두룩한 만큼 이들 기업을 대상으로 적극적인 상장 유치에 나서야 한다는 것이다. 증권업계는 한국수력원자력(3조8198억원) GS칼텍스(2조639억원) 삼성디스플레이(1조6960억원) SK에너지(1조4466억원) 등 조(兆) 단위 영업이익을 올린 비상장사를 ‘IPO 후보군’ 1순위로 꼽고 있다. 중국 게임시장에서 성공을 거두며 작년 2278억원의 영업이익(영업이익률 56.07%)을 올린 스마일게이트 상장 여부에도 투자자들의 관심이 높다.
전문가들은 올해 양질의 기업들이 IPO에 성공하면 증시가 한층 더 탄력을 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신규 상장사에 대한 관심이 거래량 증가로 이어져 다시 우량 비상장사들을 끌어들이는 ‘선순환 구조’가 나타날 것이란 분석이다.
최만수/김동현/홍윤정 기자 bebop@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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