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목플러스] '부진한 성적표' S-Oil에 '박수' 치는 이유

입력 2017-04-19 10:14  

정유업종 대표주 중 하나인 S-Oil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1분기 성적표를 공개했지만, 반대로 애널리스트(기업분석가)와 투자자들의 반응은 뜨겁다. '배당의 재원' 세전이익이 예상치를 훌쩍 뛰어넘었기 때문이다.

19일 오전 10시7분 현재 S-Oil은 약세장에도 불구하고 전날보다 6% 가까이 급등, 10만원대 주가 회복을 눈앞에 두고 있다. 시가총액 상위 30위권 내에서 가장 높은 주가상승률을 기록 중이다.

메릴린치와 모건스탠리, JP모간, CS, 유비에스 등 외국계 증권사 창구를 통해서 매수세가 몰리고 있다. 외국인은 S-Oil의 주식을 이달 들어서 나흘을 제외하고는 날마다 순매수하고 있다.

S-Oil은 전날 공시를 통해 지난 1분기 영업이익이 전분기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0%와 34.1% 줄어든 3239억원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시장 컨센서스(기대치)인 3804억원에 비해 180억원 가량 부족한 수준이다.

영업이익이 줄어든 가장 큰 이유는 환율. 환율의 변동성이 높아지면서 900억원 이상 차감 요인이 발생한 것이다. 하지만 외화부채 감소 등 세전이익에는 반대로 작용, 1803억원 가량의 환차익이 난 것으로 나타났다.

이응주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1분기 실적 가운데 정유 부문 이익이 전기보다 대폭 감소(1291억원)했다"며 "달러 기준 마진은 전분기와 유사했으나 원화 환산 마진이 대폭 줄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분기 중 원·달러 환율이 지속적으로 내리면서 영업이익에 부정적으로 작용했다"면서도 "그러나 원화 강세 덕분에 대규모 환차익(1803억원, 외화순부채 20억달러)이 발생했다"고 강조했다.

강동진 HMC투자증권 연구원은 "영업이익보다 세전이익이 중요하다"면서 '매수' 추천했다. 영업이익의 부진은 일회성 요인(환율, 유가 등)이지만, 세전이익은 배당의 재원이 되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그는 "S-Oil의 배당정책이 배당성향을 중요시한다는 점을 감안할 때 환율 변동 효과가 제거된 세전이익이 영업이익보다 더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올해 S-Oil의 배당성향을 전년의 57%보다 보수적인 47%로 가정해도 1주당 배당금은 6200원(배당수익률 6.6%)으로 예상됐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연중 계속되는 배당 매력이 투자포인트라서 목표주가를 기존 12만원에서 14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며 "올 연말까지 꼭 사야 할 기업"이라고 강조했다.

향후 증설로 인한 외형 확대도 기대해 볼 수 있다는 분석이다.

노우호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내년 2분기에 고도화 설비(RFCC) 증설(PO 30만t, PP 40만t)을 앞두고 있다"면서 "증설 이후 2019년 연간 영업이익은 2조원대로 이익 규모가 확대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성수기인 2분기 영업이익은 4758억원으로 예상됐다.

곽진희 연구원은 "2분기부터 휘발유 수요 증가 시즌으로 진입하는데 이와 동시에 미국의 휘발유 수요가 3월말부터 회복되기 시작했다"며 "휘발유 재고는 2월 2억5900만 배럴을 정점으로 감소해 전년 동기 대비 소폭 하락한 수준인 2억3600만 배럴로 줄었다"고 전했다. 정유 부문의 마진 흐름이 탄탄할 것이란 얘기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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