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 1분기 매출 사상최대
꾸준한 '체질개선' 효과로 11개 계열사 골고루 호조
OLED·바이오·태양광 등 신성장동력에 투자 지속
[ 노경목 / 고재연 기자 ]
LG그룹은 다른 대기업에 비해 성과급이 많지 않다. LG전자 등은 아무리 실적이 좋아도 기본급의 200% 안팎에 머물러왔다. 하지만 “올해는 다를 것”이라는 기대감이 팽배하다. 사상 최대 실적에 도전하는 LG디스플레이와 LG화학 등을 필두로 주력 회사들이 좋은 실적을 올릴 것으로 예상되면서다. 하지만 연말 보너스보다 더 중요한 것은 구본무 LG 회장이 2010년대 들어 적극 추진한 신사업들이 본궤도에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이것이 LG맨들의 자신감 충전으로 연결되면서 긍정적 조직문화를 확산시키는 선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
◆올해 얼마나 벌까
LG화학이 19일 발표한 7969억원의 1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74.1% 늘어난 것이다. 매출 6조4867억원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다. 기초소재(석유화학) 부문은 영업이익이 7337억원으로 사상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유가 강세에 따른 고객사의 재고 확보 수요와 제품 수익 개선, 중국 사업 호조 등에 따른 결과다. TV용 유리기판과 유기발광다이오드(OLED)용 필름을 만드는 정보전자소재와 바이오산업도 각각 293억원과 710억원의 영업이익을 내며 흑자전환했다. 시장 상황에 따라선 2011년의 연간 최대 실적(2조8187억원)도 넘어설 수 있다는 분위기다.
LG전자도 지난 7일 1분기 기준으로 사상 최대인 9215억원의 영업이익을 발표했다. 2009년 2분기(1조2438억원) 이후 가장 많았다. 또 LG디스플레이는 지난 분기에 1조1000억원가량을 벌어들인 것으로 추정된다. 대형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중심으로 수요가 계속 몰리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4조원대로 불어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LG이노텍도 스마트폰에 들어가는 듀얼카메라를 중심으로 사상 최대 실적에 도전한다. LG하우시스는 주택 자재 사업이 입주 주택 증가로 호조를 띠는 가운데 자동차용 원단 등에서도 가시적인 실적을 올릴 전망이다. 중국발 ‘사드 보복’ 악재를 맞은 LG생활건강은 어려운 가운데서도 한 자릿수 성장세는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는 이 같은 전망치들을 종합해 LG 11개 상장사들의 영업이익이 12조337억원에 이를 것으로 내다봤다. 기존 최고 실적은 2009년 8조4945억원이었다. LG 관계자는 “2008년에 10조원이 넘었던 적이 있지만 계열사 실적이 지주사인 (주)LG에 중복해서 잡힌 것이었다”며 “올해 10조원을 넘는다면 최초”라고 설명했다.
◆무엇이 달라졌나
이 같은 실적은 한두 개 제품의 우연적 성공이나 계절적 호황 덕분이 아니라 그동안 각 계열사가 꾸준히 추진해온 체질 개선의 결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적지 않다. LG전자는 2014년 말 신설한 B2B(기업 간)전담조직을 중심으로 관련 사업을 확대해 지난해부터 시스템에어컨을 새로운 수익원으로 만들었다. 2015년 말부터 ‘LG 시그니처’를 중심으로 마케팅에 나선 프리미엄 가전도 가전사업 전반의 수익성을 높여 올 1분기 처음으로 두 자릿수의 영업이익률을 찍은 것으로 추정된다.
LG디스플레이는 세계 최초로 OLED TV 패널 상용화에 성공해 시장을 확대하고 있다. LG화학도 미래 성장성이 높은 전자소재와 바이오의 사업 비중을 꾸준히 확대해 나가고 있다. LG이노텍은 2007년부터 전장부품 사업에 진출해 고군분투한 끝에 지난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LG의 한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는 “그룹 창립 70주년을 맞는 올해에 사상 최대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돼 임직원들의 감회가 남다를 것 같다”며 “미래 성장을 위한 투자를 가속화해 더 큰 결실을 거둘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노경목/고재연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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