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승민 "증세 얘기않는 후보는 거짓말"
[ 유승호 기자 ] 대선후보들은 14일 TV 토론회에서 조세 정책을 놓고 격론을 벌였다.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는 ‘조세 정의 차원에서 가장 먼저 조정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세목은 무엇인가’라는 공통 질문에 “고소득자와 자본소득에 대한 과세를 강화해야 하고 법인세 실효세율 인상, 과세표준 500억원 이상 기업의 법인세 명목세율 인상 순서로 증세가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작년 세수가 10조원 늘었고 올해도 8조원 증가가 예상된다”며 “대통령이 되면 이를 활용해 10조원 규모의 추가경정예산을 편성, 일자리 만들기에 쓰겠다”고 했다. 또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지속적으로 부자 감세, 서민 증세가 이뤄졌다”며 “조세 정의 회복을 위해 부자와 재벌 대기업 중심으로 증세가 이뤄져야 하고 중소기업과 중산층 서민은 세 부담 증가가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는 “조세 형평을 위해선 소득 파악을 제대로 해야 하고 누진제가 제대로 적용돼야 한다”며 “많이 버는 사람이 많은 비율의 세금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고 지적했다. 안 후보는 “몇 년 전 통계를 보면 순이익 5000억원 이상 기업의 법인세 실효세율은 16%였는데 그 이하 기업의 실효세율은 18%였다”며 “이런 부분을 제대로 해결하는 것이 조세 정의에 부합한다”고 설명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근로소득자 35~40%가 면세를 받고 상위 20%가 전체 소득세의 93%를 낸다”며 문 후보의 ‘부자 증세’ 주장을 반박했다. 홍 후보는 “법인세는 오히려 감세해야 한다”며 “그래야 기업 투자가 늘어 일자리도 생긴다”고 말했다. 그는 “전문직 세수 결함이 많을 것”이라며 “탈세를 적극적으로 막아 제대로 걷는 것이 조세 정의”라고 말했다.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는 “소득과 재산이 더 많은 사람이 더 내는 원칙을 확실히 지키면 된다”며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 수준의 복지를 국민이 원한다면 증세하겠다”고 밝혔다. 유 후보는 “많은 후보가 수많은 복지 프로그램을 공약하면서 세금을 얼마나 더 걷을지는 전혀 얘기하지 않고 있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증세 없는 복지가 가능한 것처럼 했던 일이 또 벌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복지 정책을 약속하면서 증세를 얘기하지 않는 후보는 거짓말하고 있다고 봐도 된다”고 지적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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