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 앞둔 학계 "교육부 기능, 전면 재설계 해야" 한 목소리

입력 2017-04-20 10:00  


[ 조아라 기자 ] 5·9 '장미대선'을 앞두고 학계에서는 교육부 권한의 비대화 현상을 지적하며 본질적인 기능 재설계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나왔다.

한국교육학회는 지난 19일 오후 서울시청 서소문별관에서 '교육 거버넌스의 거시적 통찰과 교육부의 역할' 제하의 교육정책포럼을 개최했다.

'교육부의 기능과 역할'을 주제로 발표를 맡은 신현석 고려대 교수는 "오늘날 다양하고 창조적인 학습능력을 요하는 지식정보사회에서는 중앙집권적 교육관리가 적합하지 않다. 환경 변화에 부응하는 정부조직 개편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신 교수는 "역대 중앙정부에서 교육개혁을 주도해 교육정책을 위에서 아래로 내려 시행하고, 그 시행과정을 감독하고 결과를 점검하는 관행이 오랫동안 정착돼왔다"면서 "그 결과 정책 기획이나 연구보다 집행과 감독이 교육부의 주요 업무가 돼 선진국들과 차이를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기존 교육부 기능과 역할 중 정책의 입안, 기획 및 평가 업무는 중앙부처인 교육부가 담당하고 일선 교육 현장에서 집행 및 실행되는 업무는 시·도 교육청 및 단위 학교와 같은 하위 조직에서 담당하는 조직의 기능적 재분배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정일환 대구가톨릭대 교수도 "중앙행정기관 중심의 교육행정이 지방교육과 단위 학교의 자율적 운영을 심각하게 제약하고 있다"면서 "중앙행정기관이 가진 대학교육 관련 업무를 대학과 대학협의체에 전폭적으로 이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 교수는 교육정책의 일관성과 지속성 확보를 위해 정치·경제·산업·교육계 인사와 학부모 등으로 구성되는 '국가교육위원회(가칭)'의 필요성을 제기했다. 장기적이고 예측 가능한 교육정책의 수립과 집행이 이뤄져야 한다는 이유에서다.

김경회 성신여대 교수 역시 과도한 국가 주도 교육에서 탈피해 교육 당사자의 자율적 결정권을 확대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김 교수는 "다수의 교육학자들은 한국 교육의 근본적 문제로 국가주의적 통제 정책으로 인한 교육의 경직된 획일성을 들고 있다"며 "학교가 교육활동과 운영의 주체로서 자율적 교육기관의 위상과 기능을 갖도록 법적 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다만 교육부 기능 재설계에 대해서는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김 교수는 "1948년 이후 70년간 무려 61차례의 정부 조직개편이 있었다. 교육부도 다른 부처와의 통폐합 등 빈번하게 조직을 개편했지만 성과는 미미했다"면서 "대대적 개편보다는 부처 내 국이나 과를 개편하는 수준에서의 신중한 조직개편 전략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조아라 한경닷컴 기자 rrang123@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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