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중소기업에 다니는 김선영 차장(가명·41)은 5월 황금연휴 기간 스위스로 떠난다. 젊은시절 배낭여행을 즐겨 다닌 김 차장이지만 이번에는 패키지 여행을 택했다.
김 차장은 "JTBC 예능프로그램 '뭉쳐야 뜬다'를 보고 급하게 여행사에 예약을 걸었다"며 "일주일 일정에 싱글차지(1인 비용)를 합하면 비용이 500만원 가까이 들지만 눈치를 보며 추가로 연차를 낸 만큼 스위스 온천에 몸을 담그고 말겠다"며 웃었다.
여행주 주가가 인생을 즐기며 살자는 '욜로(Yolo)족' 증가 기대에 힘입어 한한령(限韓令)우려를 넘어섰다.
중국 정부가 주한미군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배치 결정에 반발하며 지난달 15일 시작한 한국 단체관광 금지 조치에도 불구하고 여행주에 대한 투자심리 경색은 단기에 그친 모습이다.
20일 오전 11시5분 현재 여행업종 대장주 하나투어는 전날보다 3300원(3.86%) 뛴 8만8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한때 9만원까지 뛰어 연중 최고가를 새로 썼다. 중국 정부의 한국 단체관광 금지 소식이 전해진 지난달 3일 대비 8.63%(19일 종가 기준) 오른 데 이어 이날 장중 연고점을 경신했다.
모두투어(0.25%)도 지난 13일 연중 최고 가격을 기록한 후 숨고르기에 나섰지만 4만원 선을 지켜내는 모습이다. 지난달 3일 대비로는 18.43% 뛰었다. 롯데관광개발(0.82%) 역시 상승세다.
증권가에서는 한국인의 해외 여행 수요가 꾸준히 늘어나면서 장기적으로 여행주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인구 구조와 라이프스타일 및 소비심리 변화로 50세 이상 출국자 비중이 증가하고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진단했다.
김윤진 대신증권 연구원은 "50세 이상 해외출국자가 2011년 311만명에서 2016년 575만명으로 증가했다"며 "은퇴 이후에도 적극적으로 소비와 여가 생활을 즐기는 50~60대 '액티브 시니어' 증가로 패키지 여행사의 핵심 고객이 늘어나고 있다"고 평가했다.
대신증권에 따르면 하나투어와 모두투어의 올해 1분기(1~3월) 발권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7%, 45%씩 증가했다.
선진국인 일본, 영국은 과거 1인당 국내총생산(GDP) 2만~4만달러 구간에서 해외 여행객이 구조적으로 성장했는데, 한국 역시 이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최민하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해 한국의 1인당 국민총소득은 2만7561달러로 해외 여행객이 성장할 수 있는 초입 단계에 진입했다"며 "베이비부머의 은퇴가 본격화된 가운데 중장년층 고객은 언어적 장벽, 개별 이동의 불편 등을 감안해 패키지 여행을 선택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여행업체의 장기 성장성과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아울러 하나투어의 경우 적자를 내고 있는 시내면세점(SM면세점) 사업이 축소 수순을 밟으면서 투자심리가 추가적으로 개선되는 분위기다.
성준원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하나투어에 대해 "SM면세점 서울점이 하나투어 본사 건물 지하 1층~지상 6층까지에서 지상 1층~4층까지로 바뀌게 된다"며 "3분기부터 면세점 관련 적자폭이 꾸준히 감소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올해 분기별 면세점 영업손실은 1분기 85억원, 2분기 135억원, 3분기 46억원, 4분기 26억원으로 추산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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