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건하·박배종 등 '거리 전쟁'
[ 이관우 기자 ]
미국프로골프(PGA)투어는 장타자 천국이다. 올 시즌 드라이버 평균 비거리 300야드를 넘는 선수가 30명이다. 반면 한국프로골프(KPGA)투어에선 ‘300야드 클럽’ 가입자를 찾아보기 힘들다. 2014년부터 지난해 시즌까지 모두 290야드대가 장타왕에 올랐다. 3년이나 ‘300야드 몬스터’의 씨가 마른 셈이다.
한국 투어의 300야드 계보는 KPGA가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09년 김대현(29)이 303.68야드를 찍으며 태동했다. 김대현은 300야드는 돌파하지 못했지만 2010년, 2011년까지 3년 연속 장타왕에 올라 원조 300야드 클럽의 존재감을 널리 각인시켰다. 국내에 장타붐이 일어난 것도 김대현의 등장과 함께였다. 김대현이 290야드대로 물러선 2012년은 ‘장타 춘추전국시대’를 방불케 했다. 김봉섭(36) 박은신(27) 황인춘(43) 등 300야드 클럽에 가입한 선수가 6명이나 됐다. 하지만 300야드 계보는 2013년 김태훈(32)을 끝으로 지금까지 아무도 가입하지 못했다. 더구나 김대현은 지난 17일 현역으로 입대해 그의 원조 장타왕의 부활은 21개월간 기대할 수도 없게 됐다.
20일 개막한 올 시즌 KPGA에서 누가 이 계보를 이을지가 그래서 또 다른 관심사다. 강력한 후보는 지난해 294.70야드로 장타왕에 오른 ‘신예’ 김건하(25)다. 원조 장타왕 김대현(182㎝)보다 큰 187㎝의 탄탄한 체격이다. 평소 300야드를 쉽게 날리는 장타자지만 정확도를 위해 ‘달래서’ 치는 게 290야드대를 넘나든다. 지난해 겨울 미국에서 스트레칭과 유연성 훈련에 집중한 만큼 올해 충분히 장타왕을 노려볼 조건을 갖췄다는 평가다. 그는 “정확한 샷이 더 먼저긴 하지만 올해 컨디션은 장타를 때리는 데 문제가 없을 만큼 좋다”고 말했다.
김건하를 위협하는 경쟁자는 박배종(31) 최고웅(30) 이승택(22) 등 지난해 간발의 차이로 그에게 장타왕 자리를 내준 이들이다. 모두 김건하와 같은 294야드대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특히 투어 3년차인 ‘젊은 피’ 이승택은 지난해 11월 코리안투어 최종전인 카이도코리아투어챔피언십에서 318.2야드를 날려 출전자 중 1위를 차지하며 장타 계보를 이을 새 주자로 떠올랐다. 당시 그는 김건하와 박배종까지 모두 제쳤다. 이 때문에 올해 뒤집기 한판 가능성이 높은 선수로 꼽힌다.
이관우 기자 leebro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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