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이심기 특파원) 북한이 2년 연속 미국의 최대 적대국(enemy state)으로 꼽혔다. 북한의 핵과 탄도미사일 기술을 미국에 대한 실질적 위협으로 간주하면서 대북 선제공격을 자위권 발동으로 간주하려는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정책기조를 강화시키는 여론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의 온라인 여론조사기관인 유고브(YouGov)가 미국인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57%가 북한을 ‘적’으로 여겨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했다. 지난해부터 이어진 북한의 핵 및 탄도미사일 실험이 미국인을 자극하면서 최대 적국이라는 인식을 갖게 한 것으로 요고브는 분석했다.
북한 다음으로는 이란이 41%로 2위에 올랐고 시리아(32 %) 이라크(29%), 아프가니스탄(23%)이 뒤를 이었다. 지난해 미 대통령 선거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러시아는 22%로 6위에 올랐다.
미국인들이 생각하는 최대 적국은 정치상황에 따라 매년 달라졌다. 예를 들어 사담 후세인이 축출되고 대량살상무기(WMD)가 없는 것으로 밝혀진 이후 이라크의 순위는 급격히 하락했다. 매년 최상위권에 이름을 올렸던 이란 역시 버락 오바마 전 대통령 재임기간중 순위가 급격히 하락했다. 지난해에는 미국과의 핵협상 타결과 경제제재 해제를 이뤄내며 ‘분전’했다.
2015년 1위였던 러시아도 6위로 ‘밀려났고’, 2014년 1위였던 중국은 16위로 멀어졌다. 적대국 응답비율도 11%로 대폭 낮아졌다. 이 빈틈을 북한이 차지하고 있는 셈이다. 북한은 2005년 이후 11년 만인 지난해 미국인이 생각하는 최대 적국으로 꼽힌데 이어 올해도 불명예를 이어갔다.
한국은 적대국 응답비율이 9%로 베네수엘라, 쿠바와 함께 공동 18위에 올랐다. ‘우호적’이라는 응답이 29%, ‘미국의 동맹’이라는 비율이 32%로 이들 국가보다 압도적으로 높지만 적대국이라고 답한 비율도 예상외로 높게 나왔다. 일본은 적대국(4%), 우호적(36%), 동맹(33%) 등으로 전 항목에 걸쳐 한국보다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것으로 나왔다.
이 조사는 지난 1월28일부터 2월1일까지 미국에 살고 있는 성인 7150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세계 144개 국가를 △미국의 동맹 △우호적 △비우호적 △적대적 △확실하지 않음 등 5개의 카테고리별로 분류했다. (끝) / sg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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