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C도 연내 블라인드 펀드 투자
[ 정영효/김태호 기자 ] 국민연금공단이 항공기 펀드에 1억달러를 투자한다. 한국투자공사(KIC)와 지방행정공제회, 과학기술인공제회도 항공기 펀드 투자를 결정했거나 검토 중이다. 모두 투자 대상을 확정하지 않은 블라인드 펀드다. 국내 연기금이 항공기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하는 것은 처음이다.
23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국민연금은 세계 3위 항공기 리스회사인 BBAM이 운용하는 항공기 블라인드 펀드에 1억달러를 투자하기로 했다. 총 10억달러 규모로 만들어지는 BBAM 항공기 블라인드 펀드의 계약 기간은 10년 안팎으로 알려졌다.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본사를 둔 BBAM은 보잉과 에어버스의 항공기 408대를 사들여 루프트한자 유나이티드에어라인 캐세이퍼시픽 등 200여개 항공사에 빌려주고 있다.
KIC는 글로벌 항공기 펀드 전문 운용사인 캐슬레이크가 7억5000만~10억달러 규모로 조성하는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행정공제회와 과학기술인공제회 등은 이미 5000만달러가량씩을 투자하기로 했다.
미국 미니애폴리스에 본사가 있는 캐슬레이크는 89억달러(작년 9월 말 기준)의 자산을 굴리고 있다. 2010년 조성한 항공기 블라인드 펀드는 지금까지 내부수익률(IRR)이 20%를 웃도는 것으로 알려졌다. 항공기 블라인드 펀드 전문 운용사가 세계적으로 드문 데다 실력을 검증받은 덕분에 미국 3위 연기금인 캘리포니아교직원퇴직연금(캘스터스)과 플로리다주정부연금 등도 투자를 약속했다.
KIC는 캐슬레이크 펀드가 아니더라도 연내 최소 한 곳의 항공기 블라인드 펀드에 투자할 계획이다.
대체투자가 활발해지면서 올 들어 한국의 항공기 펀드 시장도 1조원 이상으로 커졌다. 하지만 경쟁이 치열해진 탓에 수익성이 낮아져 국내 연기금들은 글로벌 운용사들의 항공기 블라인드 펀드로 관심을 돌리고 있다. 한 연기금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국내 운용사들의 개별 역량에 의존한 기존 항공기 펀드보다 실력이 검증된 글로벌 운용사에 투자하면 보다 안정적이고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영효/김태호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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