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경목 기자 ] SK하이닉스가 세계 최고 성능을 갖춘 차세대 그래픽 D램 개발에 성공했다. 그래픽 D램은 인공지능(AI) 기술 등의 발달과 함께 수요가 크게 늘고 있는 그래픽처리장치(GPU)의 핵심 부품이다.
SK하이닉스는 23일 ‘GDDR6’ 그래픽 D램(사진)을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고 발표했다. GDDR6는 정보 진출입구 역할을 하는 핀 하나에 초당 16기가비트(Gb)의 정보를 처리할 수 있다. 384개의 핀을 갖춘 최고급 그래픽칩과 연동하면 1초에 768기가바이트(GB·1GB=8Gb)를 처리할 수 있다. SK하이닉스는 해당 제품을 내년 초부터 양산해 엔비디아 등 GPU 제조업체에 공급할 예정이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세계 컴퓨터용 그래픽 D램 시장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양분하고 있다”며 “삼성전자는 양산 전엔 개발 사실을 알리지 않아 개발을 발표한 건 SK하이닉스가 세계 최초”라고 설명했다.
그래픽 D램은 PC와 고성능 게임기 등에서 GPU와 연동해 동영상과 그래픽을 빠르게 처리하는 데 특화된 메모리 반도체다. GDDR6는 기존 GDDR5 대비 처리 속도가 최고 두 배 빠르며, 동작 전압은 10% 이상 떨어뜨렸다. 내년부터 해당 제품이 양산되면 GDDR5 등 기존 반도체를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예상된다.
중앙처리장치(CPU)와 비교해 방대한 데이터를 처리할 수 있는 GPU에 대한 수요는 인공지능, 가상현실, 자율주행 등의 발전과 함께 빠르게 늘고 있다. GPU 성능도 계속 높아지며 그래픽 D램의 수요도 증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가트너에 따르면 올해 평균 2.2GB인 GPU의 그래픽D램 탑재 용량은 2021년 4.1GB로 연평균 17% 성장할 전망이다.
오종훈 SK하이닉스 D램설계본부장(전무)은 “세계 최고 속도를 갖춘 차세대 그래픽 D램인 GDDR6를 개발해 앞으로 예상되는 고성능 그래픽 메모리 시장 수요에 대응할 수 있게 됐다”며 “고객사들과 긴밀히 제휴해 GPU가 한층 더 높은 성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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