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무엇을 선택할 것인가?
■ 필자 인사
“생글생글 독자를 만날 수 있게 돼 매우 기쁩니다. 중·고교생들이 시장, 기업, 기업가, 정부, 노동, 환경, 복지 등 다양한 경제분야를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이야기 형식으로 시리즈를 이어가려 합니다. 저와 함께 길을 떠나 볼까요!”
■ 체크 포인트
우리의 삶은 늘 경제적 선택의 반복이다. 어떤 것을 어떻게 선택할 지는 전적으로 개인에게 달렸다. 선택의 자유를 제한하는 것들에 대해 논의해보자.
간디가 대학에서 법을 공부하던 시절 피터스란 교수가 있었다. 그는 평소 자신에게 고개를 숙이지 않는 간디에게 불만이 많았다. 하루는 피터스 교수가 식당에서 점심을 먹는데, 간디가 그 옆에 앉았다. 교수는 거만하게 말했다.
“간디, 뭘 모르나 본데, 돼지와 새가 함께 앉아서 식사를 하지는 않아요.” 그러자 간디가 응수했다. “걱정하지 마세요, 교수님. 다른 곳으로 날아갈게요.” 그러고는 다른 자리로 옮겨 앉았다.
화가 난 피터스 교수가 시험문제로 앙갚음하려 했지만 간디는 모든 문제를 척척 풀어냈다. 그러자 교수가 질문을 던졌다. “간디, 길을 걷다 두 개의 자루를 발견했어. 한 자루에는 지혜가 들어 있고, 다른 자루에는 많은 돈이 들어 있지. 하나만 가질 수 있다면, 뭘 선택할 거야?” 간디는 바로 대답했다. “당연히 돈이 들어 있는 자루죠.” 피터스 교수는 웃으며 말했다. “내가 자네 처지라면 지혜를 택했을 거야!” 그러자 간디가 무심하게 대꾸했다. “사람들은 자기가 가지고 있지 않은 것을 선택하곤 하죠!”
포기한 것에 비해 더 나은 것을 선택
만약 당신 앞에 돈과 지혜 두 개의 자루가 놓여 있다면 어떻게 할 것인가. 지혜도 소중하지만 돈도 꼭 필요한 것이다. 그러나 두 마리의 토끼를 동시에 쫓을 수 없듯 돈과 지혜도 모두 가질 수는 없다. 돈을 선택해서 삶을 넉넉하게 살 것인가, 아니면 지혜를 얻어 물질적으로 윤택하게 할 것인가. 둘 다 도움이 되는 것이라서 어떤 선택도 나쁘지 않다. 하지만 하나를 선택한다는 것은 다른 것을 포기하는 것이므로, 포기한 것에 비해 더 나은 것을 선택해야 한다.
만약 돈과 지혜가 시장에서 교환 가능한 성질의 것이라면 더 가격이 높은 것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바꾸고 남은 것은 다른 곳에 쓸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돈으로 지혜를 구하는 것도, 지혜로 돈을 얻는 것에도 한계가 있다. 돈과 지혜는 서로 교환하기 어려우므로 자신에게 직접적인 도움이 되는 것을 택하는 것이 좋다. 즉 돈과 지혜 중 어떤 것이 자신에게 더 도움이 되는지가 중요하다.
간디가 자신은 지혜로운 사람이라서 돈이 더 필요하다고 말한 것은 그런 면에서 설득력이 있다. 돈을 갖게 됐을 때 느끼는 만족이 지혜를 추가적으로 얻었을 때 느끼는 만족에 비해 훨씬 큰 것이다. 반면 교수는 돈만 많으니까 지혜를 택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것이다.
1885년 미국 대통령 프랭클린 피어스는 지금의 워싱턴주에 거주하는 인디언 수와미족 추장에게 그들의 땅을 사고 싶으니 팔아달라고 요청했다. 그러자 인디언 추장은 “어떻게 당신은 하늘과 땅의 온기를 사고팔 수 있습니까? 그런 생각은 우리에게는 매우 생소합니다”라고 답신을 보냈다.
그러나 미국을 비롯해 도시문명이 빠르게 자리 잡은 선진국들 사이에서는 땅을 거래하는 일이 일찌감치 이뤄지기 시작했다. 1867년, 본래 러시아에 속했던 ‘알래스카’ 땅은 720만달러에 미국에 팔렸다. 미국인들은 러시아가 쓸모없다고 여기는 불모지를 돈 주고 샀다고 몹시 비난했으며, 다른 국가들도 이를 비웃었다. 그러나 1897년 알래스카에서 금광이 발견됐고, 1967년에는 석유가 발견됐다. 이 외에도 미국은 나폴레옹이 지배하던 프랑스에서 ‘그레이트 플레인스’라는 땅을 사들였고 스카치 양주 한 병과 맞바꾼 인디언 소유의 땅, 현재 ‘뉴욕’ 땅을 사게 되면서 세계 농업과 경제의 중심지가 되는 두 땅을 얻었다. 성공한 자본주의 국가의 표본이 된 미국은 거래를 통해 미래를 준비한 나라였다. 경제적인 선택의 순간에 올바른 판단과 적절한 교환을 해낸 것이다.
우리 삶은 늘 경제적 선택의 반복
사람들은 생활 속에서 늘 선택의 순간을 맞는다. 어떤 기준을 가지고 선택하는 것이 좋을까? 우리 삶은 늘 경제적 선택의 반복이다. 자신에게 더 필요한 것을 선택하고 상대적으로 풍족한 것을 그 대가로 지불하면서 시장이 성립하는 것이다. 사람마다 취향도 다르고 필요한 것이 다를 수 있다. 자신에게 불필요한 것이 다른 사람에게는 필요한 것일 수도 있다.
최승노 < 하이에크소사이어티 회장 choi3639@gmail.com</a>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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