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중공업, 사모펀드 투자 유치] 시장 신뢰 얻은 '구조조정 모범생' 현대중공업…"올 120억달러 수주 낙관"

입력 2017-04-24 17:36   수정 2017-04-25 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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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펀드, 삼호중공업 신주 536만주 3000억에 인수

IMM "조선경기 바닥 치고 본격 상승" 판단
5년뒤 삼호중공업 IPO 겨냥해 공격적인 투자
현대중공업, 흑자전환 이어 재무구조 급속 호전



[ 안대규 / 이동훈 기자 ] 조선업계 ‘수주절벽’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국내 사모펀드(PEF)인 IMM PE가 현대삼호중공업에 3000억원 투자를 결정한 것은 조선업에 대한 투자업계 전망이 점차 긍정적으로 바뀌고 있음을 보여준다. 동시에 시장이 2014년부터 선제 구조조정에 들어간 현대중공업그룹의 가치를 인정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는 분석이다.

현대중공업은 올해 수주도 목표(120억달러) 달성을 낙관하고 있어 이른바 ‘빅3’ 조선사 중 영업력과 재무구조를 가장 빠른 속도로 정상화시키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PEF가 왜 조선업에?

2006년 설립된 IMM PE는 운용자산이 3조원 이상으로 MBK파트너스, 한앤컴퍼니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국내 선두권 PEF 가운데 한 곳이다. 성장 기업에 대한 지분 투자로 수익을 벌어들이다가 자금 운용 규모가 커지면서 구조조정이 필요한 회사를 주로 인수해왔다. 2013년 한진해운 신항만에 투자했으며 2014년에는 현대상선 LNG사업부를 인수하기도 했다. 2015년에는 채권단 구조조정이 마무리된 대한전선과 태림포장산업을 인수했다.

IMM PE는 조선이나 해운 등의 업황이 저점을 지나 회복세에 있다고 판단하고 이번 투자를 결정했다는 후문이다. 현대삼호중공업은 중국 등과 수주 경쟁이 치열한 벌크선보다는 부가가치가 높고 고도의 기술력을 요구하는 탱커선이나 가스선, 자동차운반선, 컨테이너선 매출 비중이 높다. IMM PE 관계자는 “최근 주가를 봐도 그렇고 발주량, 주가순자산비율(PBR), 자기자본이익률(ROE) 등의 그래프를 보면 지금은 해운경기가 마치 2000년대 초반처럼 저점을 지나 완연한 회복세에 접어든 것을 알 수 있다”고 분석했다.

IMM PE는 또 이번 투자를 통해 이미 인수한 현대상선 LNG사업부와도 시너지가 상당할 것으로 기대했다. 이 관계자는 “해운은 조선에 선행하는 특성이 있어 회사 가치를 높이는 데 공유할 부분이 많다”고 말했다.

◆구조조정 마무리…수주 ‘올인’

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은 2014년 3조2495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국내 대형 ‘빅3’(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조선사 가운데 가장 먼저 구조조정에 들어갔다. 현재까지 3500여명의 인력을 감축했으며 울산 4도크 가동을 중단하는 등 생산인력과 설비를 수주절벽에 맞춰 축소했다.

2014년 11월부터 권오갑 부회장이 임금 전액을 반납하는 등 경영진부터 솔선수범을 보였고 임직원도 임금 반납, 휴일 연장근무 폐지 등으로 고통 분담에 동참했다. 이 같은 경영 합리화를 통해 9000억원의 비용을 절감했다. 또 지난해 이후 현대자동차, KCC, 현대종합상사, 포스코 주식 등 비핵심 자산을 매각해 1조2000억원을 추가로 마련했다.

현대중공업은 이를 통해 지난해 1조6419억원의 영업이익(연결 기준)을 기록해 대규모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2014년 말 132%에 달하던 부채비율도 95% 수준으로 떨어졌다. 현대삼호중공업은 글로벌 수주 가뭄에도 불구하고 지난해 총 11억달러 규모의 선박을 수주해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올 들어 러시아 국영선사인 소브콤플로트로부터 세계 최초 LNG 추진 대형 유조선을 수주해 기술력도 인정받았다.

또 현대중공업은 건설장비, 전기전자, 조선해양 등 6개 사업부로 분할하기로 한 데 이어 군산조선소 가동을 하반기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이 과정에서 노동조합, 지방자치단체 등과 갈등을 겪기도 했지만 미래 생존을 위해 이를 관철시켰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지난해 6월 채권은행과 맺은 총 3조5100억원 자구안 가운데 2조1000억원가량을 이행해 58%를 달성했다. ‘빅3’ 조선사 가운데 가장 높은 이행률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자구노력 덕분에 원가 경쟁력이 높아져 수주 호조가 예상된다”며 “올해 목표 120억달러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안대규/이동훈 기자 powerzani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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