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좌동욱 기자 ] “삼성전자, LG전자와 같은 대기업은 국내 중소·중견기업에 든든한 언덕입니다.”
이희준 코아시아홀딩스 회장(사진)은 대만에서 가장 성공한 한국 기업인이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창업한 반도체 유통회사 코아시아는 지난해 매출 1조2000억원 규모의 대만 최대 한상 기업으로 성장했다. 삼성전자 반도체를 가공해 세계 341개 휴대폰 제조업체에 공급하는 역할을 맡고 있어 휴대폰 시장을 누구보다도 잘 안다.
그런 이 회장이 가장 우려하는 것은 광범위한 기업 규제 분위기다. 이 회장은 “한국에 삼성과 LG가 없다면 수많은 휴대폰, 가전 부품업체도 생존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중국 휴대폰 시장만 하더라도 오포, 비보처럼 급부상하는 기업도 있지만 샤오미, HTC처럼 실적이 하락하는 대기업도 있다”며 “이런 회사들에 부품을 납품하는 중소·중견기업은 그야말로 생존 자체를 위협받고 있다”고 전했다.
이 회장은 “앞으로도 코아시아홀딩스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국내 부품 제조업체가 있다면 인수를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또 “시너지만 날 수 있다면 굳이 내가 최대주주가 아니라 2, 3대 주주가 돼도 상관없다”고 강조했다.
이 회장은 “중국 정보기술(IT)업계의 강점은 젊은 경영진과 부에 대한 강한 열망”이라고 요약했다. 그는 “1990년대 스타트업으로 시작한 중국 IT 대기업들의 경영진은 현재 대부분 40대”라며 “이들은 안정보다는 혁신과 성장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또 “중국의 벤처시장이 성장하는 현실 이면에는 정당하게 돈을 벌고 쓰는 것을 경시하지 않는 문화가 자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국내 기업인들에겐 인도 시장을 주목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인도 휴대폰 시장이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성장할 것”이라며 “과거 미국, 중국업체들의 휴대폰을 OEM(주문자생산방식)하던 인도 업체들이 작년 말부터 중국처럼 직접 제조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타이베이=좌동욱 기자 leftk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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