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70년대 산업화의 차량길, '걷고 싶은' 사람길로 전환
"멋진 한강과 아름다운 산, 활용방안 따라 미래 달라질 것"
[ 백승현 기자 ]
“서울로7017은 녹색도시 서울을 향한 출발점입니다. 서울은 한강과 아름다운 산들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달라질 것입니다.”(위니 마스 건축가)
“서울로7017은 단순히 산책로가 하나 만들어지는 차원이 아닙니다. ‘걷는 도시’라는 새로운 시대로의 전환을 의미하는 프로젝트입니다.”(박원순 서울시장)
박원순 서울시장이 다음달 20일 개장하는 서울로7017 설계자인 위니 마스를 만났다. 지난 21일 서울시청 시장 집무실에서다. 위니 마스는 세계적인 네덜란드 출신 건축가로, 도시디자인 기업인 MVRDV 창립자다. 네덜란드 델프트공대, 미국 일리노이공대 등에서 교수로 활동 중인 그의 대표작은 네덜란드 로테르담의 마켓홀, 프랑스 파리의 그랜드파리 등이다. 막바지 공사 중인 서울로7017을 둘러보기 위해 방한했다.
서울로7017은 서울역 고가가 생긴 1970년과 차도가 17갈래 산책로로 바뀌는 2017년을 합쳐 놓은 단어다. 마스는 서울로7017이 차량 중심의 도시를 ‘걷고 싶은 서울’로 만들어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천편일률적인 아파트로 가득한 서울 도심 풍경에 안타까움을 나타냈다. “서울에는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몬주익 언덕, 런던 템스 강변의 산책로보다 더 좋은 보행환경을 만들 공간이 많습니다. 한강이 있고 훌륭한 산, 도심 곳곳에 작은 길들이 아주 매력적이거든요. 보행친화적인 주거 환경을 조성할 수 있도록 건설회사와도 협의해야 합니다.”
박 시장은 마스의 ‘충고’에 공감하면서 “서울로7017이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과거 서울역 주변을 동서로 단절시킨 서울역 고가가 보행길로 연결되면서 도시가 한 단계 발전하는 계기를 마련했다”는 설명이다. 또 “공중 산책로가 17개 접근로로 연결되고 세운상가까지 개발되면 종로에서 남산까지 남북으로 도심 대부분이 도보 20분 내에 연결되는 녹색도시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마스는 서울로7017에 대한 보완책도 제시했다. 서울역 앞 버스정류장과 서울역 롯데마트 옥상에서도 서울로로 바로 들어갈 수 있는 연결로를 만들어 접근성을 더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그는 “세계적인 명소가 될 수 있도록 이름도 외국인이 이해하기 쉬운 ‘보타닉 브리지’ 등으로 바꾸면 어떨까 한다”고 조언했다.
박 시장은 “처음에는 남대문시장 상인 등의 반대가 있었지만 이제 국민이 기대하는 사업이 됐다”며 ‘걷는 도시 서울’을 재차 강조했다. “보행친화 도시가 되면 환경은 물론이고 에너지 사용이 줄고 지역 경제와 삶의 질이 좋아지는 등 ‘1석5조’의 효과가 있습니다.”
백승현 기자 argos@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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