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MWC 등에서 자동차가 새 주인공으로 부상
체험형 모터쇼는 당분간 건재
2018년 파리모터쇼에서 자동차 퍼레이드 펼칠 계획
파리~상하이까지 주행하는 친환경차·전기차 이벤트 구상
[ 김순신 기자 ]
장 클로드 지로 파리모터쇼 사장(65·사진)은 “서울모터쇼를 국제적인 모터쇼로 키우려면 현대·기아자동차 등 자국 업체들이 책임감을 갖고 적극적으로 참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달 초 서울모터쇼 참석차 방한한 지로 사장은 기자와 만나 “서울모터쇼가 국제모터쇼를 표방하지만, 해외에서 온 기자나 관계자를 찾아보기 어렵다”며 “현대·기아차 등 한국을 대표하는 완성차 업체들의 부스 역시 파리모터쇼 때보다 작아보인다”고 평가했다.
파리모터쇼는 2년마다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자동차 전시회다. 제네바모터쇼, 디트로이트모터쇼, 프랑크푸르트모터쇼 등과 함께 세계 4대 모터쇼로 꼽힌다. 1981년부터 르노그룹과 볼보그룹에 몸담았던 지로 사장은 지난해부터 파리모터쇼를 총괄하고 있다.
지로 사장은 “서울모터쇼는 베이징·상하이·도쿄 모터쇼와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며 “관람객들이 서울모터쇼를 찾을 차별화된 콘텐츠를 만들 수 있는지가 성패를 가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자동차만 쭉 늘어져 있는 모터쇼의 시대는 지나갔다”며 “모터쇼는 영화·예능을 합친 종합예술이라는 점을 깨달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로 사장은 전통 모터쇼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세계 최대 전자쇼 CES,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 등 전자제품이 주를 이루던 행사에서 자동차가 새롭게 주인공으로 떠오르고 있다”며 “소비자들이 원하는 건 첨단 기술뿐 아니라 다양한 차량을 체험해보는 경험이기 때문에 전통 모터쇼들도 상당 기간 건재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1898년 시작된 파리모터쇼는 내년 120주년을 맞이한다. 지난해엔 벤츠, 폭스바겐 등 자동차 기업 300개 이상이 참가했다. 전시회 방문객은 100만명에 달했다. 프랑스 르노그룹은 전시회 동안 6분에 한 대씩 차를 팔았다.
지로 사장은 120주년을 맞아 다양한 기념행사를 기획하고 있다. 그는 “파리모터쇼가 처음으로 열렸던 튤루리 공원에서 현재 열리는 포르트 베르사유 전시장까지 클래식카와 첨단 자동차를 아우르는 자동차 카퍼레이드를 내년 모터쇼 개장 전날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친환경차의 성능을 비교할 수 있는 장거리 레이스도 구상하고 있다”며 “하이브리드, 순수전기차, 천연가스(CNG)차가 상하이에서 출발해 파리까지 주행하는 이벤트를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지로 사장은 “파리모터쇼는 VVIP를 위한 행사가 약했던 것이 사실”이라며 “럭셔리카를 체험하고 싶은 소수 고객만을 위한 독점적인 세션을 따로 열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차량 가격이 평균 200만유로(약 24억3000만원) 정도 하는 코닉세그 등이 참여를 결정했다”고 말했다.
지로 사장은 “파리모터쇼 방문객당 평균 관람 시간은 4시간30분”이라며 “오래 전시장에 머무는 관람객들이 편리하게 전시장과 참여형 프로그램에 접근할 수 있게 앱(응용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순신 기자 soonsin2@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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