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햇볕정책 공과 있다" 발언에 등돌린 영남 표심, 홍준표로 이동
[ 배정철 기자 ]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안철수 국민의당 대선후보의 지지율 격차가 10%포인트 이상 벌어지면서 보수 성향 유권자의 표심이 표류하고 있다. 안 후보의 지지율을 지탱해온 ‘당선 가능성’이 낮아지면서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가 이들 표심을 일부 흡수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26일 데일리안과 여론조사기관 알앤써치가 무선 100% 방식으로 벌인 4월 넷째주 여론조사(1772명 대상·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 ±2.3%포인트·자세한 사항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 참조)에 따르면 문 후보는 44.3%, 안 후보 26.1%, 홍 후보는 14.8%를 기록했다. 문 후보는 전주 대비 1.7%포인트 하락했고, 안 후보는 5.2%포인트 떨어졌다. 반면 홍 후보는 4.6%포인트 상승한 14.8%를 기록했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안철수의 가장 큰 장점은 문재인을 이길 수 있는 당선 가능성인데 최근 지지율이 떨어지면서 보수 유권자의 표심이 홍 후보에게 쏠리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4월 첫째주 한국경제신문과 MBC가 공동의뢰한 리서치앤리서치 조사에서 안 후보의 지지율(34.5%)은 문 후보(35.2%)와 0.7%포인트 차이였다. 그러나 4월 둘째주부터는 대구·경북(TK)을 중심으로 한 영남지역 보수층이 지지를 철회하면서 안 후보 지지율이 크게 빠졌다. 4월 2, 3주차 갤럽의 TK 지역 여론조사를 보면 안 후보는 지지율이 48%에서 23%로 절반으로 감소한 데 비해 홍 후보는 8%에서 26%로 세 배 이상으로 뛰었다.
안보 이슈 등에서 안 후보의 정체성 문제도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다. 지난 19일 TV토론에서 안 후보는 ‘DJ(김대중)의 햇볕정책을 계승하느냐’는 홍 후보의 질문에 “공과 과가 있다. 대화로 해결하는 것에는 동의한다”고 말했다. 홍 소장은 “안 후보의 발언에 박지원 대표가 오버랩되면서 영남 보수층이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고 분석했다. 반사이익으로 홍 후보의 지지율이 상승하고 있다는 얘기다. 홍 후보가 이날 대구 서문시장을 또다시 찾은 것은 보수표 집결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다. 홍 후보가 대선 출마선언 후 대구를 방문한 것은 이번이 여섯 번째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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