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용등급 A로 떨어지면 투자자 조기상환 요구
공모 투자자 확보 불안감에 사모로 눈돌려
이 기사는 04월27일(17:21)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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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에너지가 ‘풋옵션(조기상환 청구권)’이 달린 사모 회사채를 발행했다. 최근 실적악화와 신용등급 하락으로 공모 발행 부담이 커지면서 사모로 눈을 돌렸다는 분석이다.
27일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포스코에너지는 이날 900억원어치 회사채를 사모 방식으로 발행했다. 3년물 100억원, 5년물 800억원으로 나눠 발행했다. 발행금리는 3년물이 연 2.9%, 5년물이 연 3.3%로 결정됐다. 둘 다 민간 채권평가사들의 시가평가 대비 0.7%가량 높은 수준이다. 유안타증권이 채권 발행실무를 맡았다.
이번 회사채에는 현재 ‘AA-(안정적)’인 신용등급이 두 단계 밑인 ‘A’로 떨어질 경우 투자자가 조기상환을 요구할 수 있는 ‘풋옵션’이 달려있다. 포스코에너지가 채권을 발행하면서 이같은 조건을 내건 것은 처음이다. 그만큼 회사채 시장에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아졌음을 보여주고 있다는 평가다.
포스코에너지는 2015년 7월 2000억원어치 채권을 발행한 이후 공모 회사채 시장에 발을 들이지 못하고 있다. 실적악화로 신용도가 지속적으로 악화돼서다. 포스코에너지의 지난해 매출은 1조7028억원으로 전년 대비 12.9%, 영업이익은 900억원으로 35.3% 감소했다. SMP 하락과 과잉공급으로 본업인 민자 LNG발전업황이 꺾였고 신사업인 연료전지 사업이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한 것이 컸다. 특히 연료전지 사업은 지난해에만 약 1000억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IB업계 관계자는 “연료전지 사업의 재무구조 개선 여부가 향후 신용도를 결정할 주요인이 될 것”이라며 “신용도 변동 가능성이 있는 상황에서 불특정다수를 상대로 한 공모 회사채 발행이 어렵기 때문에 풋옵션이 달린 사모 회사채를 발행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 때문에 신용등급도 매년 하락을 거듭했다. 2015년 상반기만 해도 ‘AA+’였던 포스코에너지의 신용등급이 지난해 말 ‘AA-’까지 떨어졌다. 회사채 투자자들의 추가 등급하락 우려가 커지면서 이 회사는 기업어음과 사모 회사채 등을 통해 필요한 자금을 조달하고 있다.
등급이 하락한 만큼 자금 조달비용도 증가, 차입금 상환부담이 한층 커졌다는 평가다. 포스코에너지의 지난해 말 기준 총 차입금은 2조9389억원으로 이 중 올해 안에 갚아야할 회사채는 총 2400억원이다. 이 회사는 이번에 조달한 900억원을 당장 다음달 만기 도래하는 1000억원어치 회사채를 갚는데 쓸 계획이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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