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헬스부 전예진 기자) 한미약품이 27일 올 1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연결회계 기준으로 매출은 전년동기대비 8.9% 감소한 2335억원, 영업이익은 39% 증가한 314억원이었습니다.
그런데 이 회사는 사실상 매출은 2.3% 성장했고, 영업익도 240.8%나 급증했다면서 “영업이익 개선이 뚜렷하다”는 내용의 보도자료를 냈습니다.
무슨 이유일까요.
한미약품은 2015년 11월 다국적 제약사 사노피에 5조원 규모의 기술을 수출했는데, 작년 12월 이 계약이 일부 해지됐습니다.
사노피가 한미약품으로부터 구입한 당뇨 신약 ‘퀀텀프로젝트’의 신약물질 3개 중 1개의 개발 권리를 ‘환불’해달라고 한 겁니다.
수출규모는 5조에서 3조6500억원으로 줄었고 사노피로부터 받게 되는 기술료도 감소했습니다.
여기에 기술수출 당시 받았던 계약금 4억 유로(5000억원) 중 절반을 2018년 말까지 분할해 반납해야합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제약회사의 특성상 대규모의 기술계약에 따라 실적 변동이 크다”면서 이를 감안한 ‘사노피 수익을 제외한 실적’을 별도로 공개했습니다.
전자공시시스템에도 부연 자료를 첨부하고 사실상 실적이 개선됐다는 내용을 적극 설명하고 나섰습니다.
그런데 이 실적을 빼더라도 한미약품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동기대비 0.6% 감소했습니다.
한미약품 측은 “연결기준 매출액은 중국 현지법인인 북경한미 매출까지 반영돼있어서 별도기준 매출로 2.3% 성장한 것”이라는 답변을 내놨습니다.
일부 계약을 제외한 분기 실적은 내놓은 것도 이상한데, 통용되는 연결기준이 아닌 별도기준 매출까지 들고 나온 것은 좀처럼 찾아볼 수 없는 일입니다.
실적을 제대로 판단해달라는 한미약품의 속내도 이해못할 것은 아닙니다.
그러나 자기 입맛대로 요리조리 숫자를 끼워맞춘 실적을 발표한다면 주주들의 신뢰를 얻기 어려울 겁니다.
어떻게든 매출이 성장한 것으로 보이려는 꼼수가 아닌지 의심부터 하게 될테니까요.
이런 논리라면 다음번에 대형 기술수출계약을 따내더라도 이를 제외한 실적을 발표해야하는 것 아닐까요. (끝) / ac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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