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의 감세안은 다른 나라에도 적잖은 영향을 줄 전망이다. 우선 높은 법인세를 피해 해외로 나갔던 상당수 미국 기업들이 ‘유턴’할 가능성이 높다. 애플처럼 해외에 막대한 돈을 보유 중인 기업들의 본국 송금도 늘 것이다. 미국으로 본사나 공장을 이전하는 외국기업도 많아질 것이다. 글로벌 생산설비와 자본의 미국 유입은 다른 나라 입장에서는 위기가 될 수 있다. 홍콩의 영자 신문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가 ‘중국이 미국 법인세율 인하에 긴장하고 있다’고 보도한 것은 그런 점을 잘 보여준다.
한국도 예외일 수 없다. 권태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인건비는 비싸고 규제는 늘고 세금까지 역전되면 기업들은 떠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경고한다. 한국 대표기업조차 본사를 미국으로 옮길 수 있다는 얘기다. 그렇지 않아도 트럼프는 “생큐 삼성” 운운하며 국내 기업에 노골적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미국의 법인세율 파격 인하는 결코 강 건너 불이 아니다. 우리 발등에 떨어진 불일 수도 있다.
그런데도 대선판에는 법인세율 인상론이 대세다. 해외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제 갈 길만 가겠다는 식이다. 우물 안 개구리가 따로 없다. 미국발(發) 글로벌 기업 유치 전쟁이 시작됐는데, 한국 정치인들은 기업을 쫓아낼 궁리만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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