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지훈 / 김익환 기자 ] ▶마켓인사이트 4월28일 오후 2시10분
국내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키스톤프라이빗에쿼티(PE)가 현대자산운용을 품는다.
2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KB증권은 이날 이사회를 열고 자회사 현대자산운용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키스톤PE를 선정했다. 키스톤PE는 500억원대 후반의 인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600억원에 가까운 베팅을 해 대신증권, 미래에셋자산운용, 키움증권 등 경쟁사를 따돌렸다.
예상 인수가격이 450억~500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키스톤PE가 과감한 투자 결정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키스톤PE는 인수금융 없이 프로젝트 펀드를 조성해 현대자산운용을 사들일 계획이다. 이 펀드에는 고액 자산가와 일부 기관투자가가 출자할 것으로 알려졌다.
KB증권은 키스톤PE와 추가 협상을 거쳐 조만간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할 계획이다. 금융당국의 대주주 변경 승인 심사가 통상 2개월 정도 소요되는 점을 감안하면 6~7월께 거래가 마무리될 전망이다.
현대자산운용은 운용자산 기준으로 업계 30위권의 중형 운용사다. 키스톤PE는 현대자산운용이 대체투자에 강점을 지닌 점에 주목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자산운용은 전체 운용자산 7조9000억원 중 2조원을 부동산에 투자하고 있다. 키스톤PE 관계자는 “현대자산운용의 우수한 인적 자원과 시너지 효과 등을 고려했다”고 설명했다.
키스톤PE는 구조조정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중견 PEF 운용사다. 지난해 동부건설을 인수한 데 이어 동양물산과 손잡고 국제종합기계도 사들였다. 최근에는 선박기자재 업체 융진과 함께 대우조선해양의 설계부문 자회사 디섹을 인수했다. HMC투자증권 대표 출신인 제갈걸 회장을 비롯해 우리은행 홍콩법인장을 지낸 현상순 대표, NH투자증권에서 PE사업을 총괄한 손창배 대표 등 경영진이 탄탄하다는 평가다.
현대자산운용은 KB금융지주에 인수된 옛 현대증권의 100% 자회사다. KB금융지주는 그룹 내 KB자산운용과 사업 영역이 겹친다는 이유로 이 회사 지분 100%를 매물로 내놨다. KB증권이 현대자산운용과 함께 매각을 추진하고 있는 현대저축은행은 우선협상자 선정에 시간이 더 걸릴 전망이다. 지난 26일 진행된 본입찰에는 유진그룹과 외국계 투자자 등 두 곳이 참여했다. 시장에서는 유진그룹의 인수 가능성을 높게 보고 있다.
이지훈/김익환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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