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오·막말 판치는 대선판] '막말의 정치학'…효과 있다? 없다?

입력 2017-05-01 18:23   수정 2017-05-06 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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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전문가의 진단

일종의 노이즈 마케팅
지지층 결집 효과 있어
vs
극단적 발언 도움 안돼
최소한의 선은 지켜야



[ 서정환/박종필 기자 ] 정치 전문가들은 대선후보의 거칠어지는 막말 공방에 “새로운 대한민국을 이끌 지도자를 뽑는 대선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한목소리로 우려했다.

가상준 단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1일 “아직도 후보를 정하지 못하고 갈팡질팡하는 유권자를 결집하기 위해 후보들이 네거티브 공략을 펴고 있다”고 말했다. 정책 공약 발표보다 네거티브 캠페인의 파급력이 더 크다고 보고 선거전략상 계산된 발언이라는 분석이다. 김형준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지지층을 강화하기 위한 방안”이라며 “어떻게 하더라도 자신을 지지하는 사람은 무조건 지지하고, 반대하는 사람은 무조건 반대하니까 막말이 없어지지 않는다”고 말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네거티브와 막말은 전혀 다른 개념”이라며 “네거티브는 약간의 검증 과정을 포함하지만 막말은 이도 저도 아니다”고 꼬집었다.

막말 공방의 효과에 대해선 전문가 간 의견이 엇갈렸다. 김욱 배재대 정치언론안보학과 교수(전 한국선거학회장)는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는 상당히 전략적인 면이 있어 보인다”며 “지지층이 듣고 싶어하는 말을 되풀이함으로써 일종의 카타르시스를 제공하는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신 교수도 “선거 막판으로 갈수록 후보들은 효과 없는 건 하지 않는다”며 “정치공학적 이유에선 효과가 있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1위 후보는 부담스러울지 모르지만 2위나 3위 후보는 ‘노이즈 마케팅’(고의적 구설수를 이용해 인지도를 높이는 마케팅 기법)의 일환이라는 분석이다.

그러나 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는 “선거 막바지 설화나 말실수 같은 극단적인 발언들은 득표에 전혀 도움이 안 된다”며 “선거 막판에 몇 가지 변수가 있게 마련인데 그중 하나가 말실수”라고 지적했다. 최 교수는 19대 총선 때 김용민 민주통합당 후보의 막말 논란이 선거에서 부정적 영향을 준 사례를 들었다.

막말이 난무하는 것이 한국 정치 제도와 관련이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김형준 교수는 “미국은 이런 사람은 문제가 있으니 뽑지 말자고 하는 낙천낙선 운동을 합법화하고 있다”며 “우리는 이를 금지하다 보니 막말이 난무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후보 참모도 아니고 대한민국을 이끌어갈 사람들은 최소한의 선을 지켜야 한다”고 덧붙였다.

서정환/박종필 기자 ceoseo@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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