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자균 LS산전 회장·쿠베 SAP 부사장 대담…"제조업의 디지털 전환, 선택 아닌 필수"

입력 2017-05-01 18:31  

기계와 컴퓨터 접목하는 3차 산업혁명 15년 전 끝나
모든 기계 컴퓨터 하나로 연결하는 게 4차 산업혁명

똑같은 제품에 쉽게 싫증
고객 소비 패턴 알려면 기업들 디지털화 시급

데이터 과학자·현장 근로자, 유기적 소통 중요해질 것



[ 유하늘 기자 ]
구자균 LS산전 회장(오른쪽)은 지난달 말 독일 하노버에서 열린 세계 최대 산업박람회 하노버메세 행사장에서 게오르크 쿠베 SAP 산업기계부문 글로벌 선임부사장(왼쪽)과 대담했다. 산업 트렌드를 파악하기 위해 독일을 찾은 구 회장은 쿠베 부사장과 제조업의 디지털화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

구 회장은 쿠베 부사장에게 “한국에서도 4차 산업혁명이 큰 화제가 되고 있다”며 핵심 개념 중 하나인 사물인터넷(IoT)이 완전한 혁명인지 아니면 기존 영역 확장인지 의견을 구했다.

쿠베 부사장은 “사물인터넷은 완전한 혁명이라기보다는 굉장히 빠른 진화라고 본다”며 “기계와 컴퓨터를 접목하는 3차 산업혁명은 15년 전에 이뤄졌고, 4차 산업혁명의 차이점은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기계와 컴퓨터를 하나로 연결한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무선통신 기술이 발달한 덕분에 소모 비용이 줄어 모든 것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연결되고 있다는 것이 이전과의 차이점”이라고 했다.

구 회장은 이에 대해 “산업 기계에서 데이터를 수집하는 것 자체는 쉽지만, 이를 분석하고 어떻게 변해야 할지 결정하는 것이 어렵다”며 “데이터를 다루는 사람들은 공장에서 벌어지는 일을 잘 몰라서 결론을 내리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쿠베 부사장은 “데이터과학자와 현장 근무자의 소통이 중요하다”며 고객사인 한 페인트회사 사례를 들었다. 그는 “이 페인트회사에선 이상할 정도로 불량률이 높았는데 2주간 공장에서 나오는 모든 데이터를 조사한 결과 환기구 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며 “데이터과학자와 현장 엔지니어들이 유기적으로 소통하면서 분석 작업을 거친 덕분에 문제를 발견할 수 있었다”고 했다.

쿠베 부사장은 제조업의 디지털 전환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빠르게 변하는 사람들의 소비 패턴을 포착하기 위해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그는 “요즘 소비자는 항상 같은 차를 몰기 싫어하고, 사용하고 싶지만 소유하긴 싫어한다”며 “대표적인 것이 카셰어링이나 숙박공유 서비스인 에어비앤비”라고 설명했다. 이어 “소비자는 철저히 개인화된 다양한 제품을 원하기 때문에 기업도 이에 대응해야 한다”며 “이 같은 소비자의 욕구를 파악하고 서비스를 구현하려면 디지털로의 전환을 서둘러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전환에서 정부 역할도 주목했다. 구 회장이 “공공영역은 4차 산업혁명의 변화에 어떻게 준비해야 하느냐”고 묻자 쿠베 부사장은 “각국 정부에서 스마트시티가 화제가 되는 등 디지털 전환을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그는 “정부와 지자체는 규제와 관리 측면에서 정보기술(IT) 인프라가 잘 작동할 수 있게 도와줘야 한다”고 덧붙였다.

쿠베 부사장은 미국 컴퓨터 장비업체인 휴렛팩커드 컨설턴트 출신으로, 2007년 SAP에 입사한 뒤 산업 마케팅과 솔루션 관리를 총괄하고 있다.

하노버=유하늘 기자 skyu@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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