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KOSPI) 지수가 2200선을 훌쩍 뛰어넘어 사상 최고치(2231포인트, 2011년 4월 장중 기준)를 돌파할 기세다.
시장 곳곳에서 '과열'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지만, 증시전문가들은 "수출 경기가 서프라이즈를 기록 중인 가운데 주식시장이 오히려 경기와 기업들의 실적을 낮게 평가하고 있다"라고 입을 모았다.
5월 중 코스피는 사상 최고치를 돌파해 2200선에 안착할 것이고, 2300 포인트 도달 시점도 빨라질 것으로 예상됐다. 정보기술(IT) 업종의 시장 주도력도 더욱 강해질 것이란 분석이다.
2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발표된 한국의 4월 수출액은 510억 달러를 기록해 2014년 10월(516억 달러) 이후 사상 두 번째로 높았다. 수출액 증가율은 전월보다 24.2%로 시장의 전망치(17%)를 크게 웃돌았다.
진용재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는 "이번 수출 서프라이즈는 선박 수출 증가가 상당히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지만, 선박을 제외하고라도 16.8% 증가한 것으로 집계돼 긍정적"이라고 강조했다.
또 "자본재와 중간재 그리고 소비재의 수입이 동시에 증가 중인 것으로 확인됐는데 이는 투자와 소비 회복의 시그널(신호)로 볼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오태동 NH투자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이에 따라 경기와 호(好) 실적에 더 많은 관심을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의 사상 최고치 근접에 따른 단기 과열 우려에 등 돌리라는 얘기다.
오 연구원은 "코스피가 2200선을 돌파하며 사상 최고치에 근접했지만 부담을 느낄 필요가 없다"면서 "수출 호전과 기업실적을 감안하면 주식시장은 오히려 제값을 받지 못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수출 경기의 서프라이즈가 주식시장에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며 "반도체, 디스플레이, 화학, 철강 등 주요 수출주의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은 여전히 매력적"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 근접에도 불구하고 'MSCI Korea 지수'의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은 9.4배, KOSPI의 선행 PER은 9.6배에 머물고 있다. 국내 증시의 PER은 이머징 대비 0.76배로, 상대적 밸류에이션 추세의 하단까지 낮아져 있다고 NH투자증권은 지적했다.
코스피는 이달 중 2200선에 안착하고 나아가 연내 2300 포인트 도달을 시도할 것이란 전망이다. IT가 시장을 주도할 것이란 설명이다.
이경민 대신증권 투자전략팀 연구원은 "대외 불확실성 완화와 1분기 실적시즌을 계기로 코스피가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며 "2300포인트 도달 시점도 빨라질 가능성을 열어놓고 봐야 할 시기"라고 말했다.
그는 "그 중심에는 IT가 있다"며 "글로벌 업황 개선과 이익 모멘텀(상승동력), 4차 산업혁명 모멘텀 등이 IT의 매력도를 높여줄 것"이라며 "IT는 충분한 밸류에이션 매?을 보유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IT의 주가 상승에도 불구하고 IT 업종의 향후 12개월 PER은 하락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순학 한화투자증권 연구원도 "지금으로선 반도체 업종이 투자 시 가장 믿을 만하다"면서 "4월 디램 고정거래가격은 전월 대비 11%나 급등하면서 DDR3와 DDR4의 현물가격을 앞질렀는데 2분기에도 고정거래가격은 10% 이상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기 때문"이라고 판단했다.
서동필 BNK투자증권 자산배부분팀 연구원은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경기민감 업종의 경우 무엇보다 외형(매출액) 성장과 동시에 이익 개선이 진행 중인 데다 2분기 영업이익 전망치의 상향 조정을 주고하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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