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새 역사 쓴 코스피, 더 비상(飛翔)하려면

입력 2017-05-04 19:57  

유가증권시장이 새 역사를 썼다. 어제 코스피지수가 2241.24로 마감해 6년 만에 사상 최고치(종전 2011년 5월2일 2228.96)를 경신했다. 지수 1800~2200에 갇힌 지루한 ‘박스피’에서도 벗어나 추가 상승 기대가 높다. 주가의 가장 본질적 요인인 경기와 기업실적 호전 덕이다. 북핵, 사드 갈등, 보호무역, 대선 등 온갖 악재를 이겨낸 것이어서 더 고무적이다.

물론 삼성전자 등 몇몇 간판기업을 빼면 체감지수는 아직 1700대라는 지적도 있다. ‘개미 투자자’들은 손실투성이고 코스닥은 게걸음을 하고 있다. 그렇다고 코스피지수 약진의 의미가 반감되는 것은 아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뛰어넘어 제대로 평가받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 그러려면 더 많은 ‘스타’들이 나와야 한다. 세계가 무한경쟁 중인 판에 교조적인 ‘재벌 개혁’이나 법인세율 인상론으로 발목을 잡을 때가 아니다. 증시 활성화를 통해 중소·중견기업이 글로벌 플레이어로 성장하게끔 획기적인 발상의 전환이 절실하다.

시장제도 면에서도 아직 갈 길이 멀다. 무엇보다 시장을 바라보는 정부·정치권의 시각부터 교정할 필요가 있다. 투자는 ‘자기 판단과 책임’이란 점은 기본 중의 기본이다. 심판·감시자에 그쳐야 할 정부당국이 투자자 보호라는 미명 아래 시장에 역행하는 규제를 양산해 낸다. 공매도 규제, 파생상품 접근 금지 같은 것이 그렇다. 일부 대선후보는 공매도 금지가 공약이고, 국회에도 유사 금지 법안이 계류돼 있다. 이렇게 시장을 한 방향으로 몰아가면 그 피해는 결국 투자자에게 돌아간다. 상·하한가 30% 제한도 궁극적으로 철폐해야 마땅하다. 상·하한가 제한이 없는 미국과 유럽 증시가 한국보다 오히려 변동폭이 작다.

보호하려고 할수록 보호하지 못하는 게 시장규제의 역설이다. 감시하되 간섭하지 않는 게 최선의 증시대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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