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포·둔촌·고덕주공아파트…개발이익환수 피한 단지 급등

입력 2017-05-05 18:23   수정 2017-05-06 06:48

새 아파트 선호·희소가치 부각
매수세 몰리며 고공행진



[ 김형규 기자 ] 서울 강남구 개포동 개포주공1단지 전용 50㎡는 지난달 12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역대 최고 가격이다. 1년 전(9억7000만원)에 비해 33% 상승했다. 내년 부활하는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다는 점이 호재로 작용했다. 이 단지는 상반기 중 관리처분총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연말까지 관리처분계획 승인을 신청하는 단지는 환수제 대상이 되지 않는다.

봄이 되면서 재건축초과이익환수제를 피할 수 있는 단지와 분양권 가격이 초강세를 보이고 있다. 지난 2일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받은 강동구 둔촌동 ‘둔촌주공아파트’ 96㎡ 매매가는 현재 9억원 선으로 지난해 6월(7억6000만원)에 비해 19% 올랐다. 개포주공4단지 전용 50㎡도 지난해 4월 7억원 수준에서 가격이 크게 올라 지난 3월 10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이 단지는 지난 2월 강남구청에 관리처분계획 인가를 신청했다.

재건축·재개발 분양권값도 지난달부터 초강세다. 강동구 고덕주공2단지를 재건축한 고덕 그라시움 전용면적 59·84㎡ 분양권엔 지난달 전매가 허용되자마자 7000만원 안팎의 웃돈이 붙었다. 강동구 천호동 ‘래미안 강동팰리스’ 전용 84㎡는 지난해 초 6억원이었다가 현재 6억8000만~7억원으로 뛰었다. 성북구 장위뉴타운 ‘꿈의숲 코오롱 하늘채’엔 1년 새 웃돈 4000만원이 붙었다. 지난해 상반기 4억1000만원 선이던 전용 59㎡는 4억5000만원에 거래되고 있다.

분양권 상태에 있는 재건축·재개발 아파트들의 분양권 거래량도 늘고 있다. 서울시정보광장에 따르면 지난 4월 아파트 분양권(입주권 포함) 거래량은 1099건을 기록했다. 이는 올해 들어 월별 거래량 가운데 가장 많은 수치다. 주택경기가 뜨거웠던 지난해 같은 달(940건)보다도 많다. 서울지역 분양권 거래는 지난해 ‘11·3 부동산대책’ 영향으로 올해 초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1월 542건, 2월 610건에 그쳤다. 그러나 3월 743건으로 회복 기미를 보이더니 4월에는 1000건을 돌파했다.

곽창석 도시와공간 대표는 “사업시행인가를 받은 단지들은 환수제 적용을 받지 않을 가능성이 아주 높다”며 “봄이 되면서 환수제를 피한 단지들에 매수세가 몰리며 가격이 급등하고 있다”고 전했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자산관리센터장은 “환수제가 부활하면 재건축 초기 단계 단지들이 사업을 멈출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공급 부족, 새 아파트 선호현상 등이 맞물리면서 환수제를 피한 단지들의 몸값이 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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