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간결…짠 느낌 거의 없어, 물가 싼 편이어서 부담 적어
푹 삶은 문어, 입에서 살살 녹아…해산물 스튜 '문어밥' 인기
정어리 '도시의 상징'으로 광고…해물요리에 와인 곁들이면 일품
바삭하고 달달한 '에그타르트'
리스본 맛집 서울에도 소개돼…맥주는 '수페르 복' 이 유명
간이술집서 내놓는 빵·치즈…공짜 아닌 약간의 돈 내야
![](https://img.hankyung.com/photo/201705/2017050715581_AA.13843018.1.jpg)
매운 음식 즐기는 품성 우리와 닮아
![](http://img.hankyung.com/photo/201705/2017050715581_AA.13851761.1.jpg)
포르투갈 사람들은 가족이나 친구와 모여서 함께 먹는 걸 즐긴다. 한국 사람들과 비슷한 정서랄까. 전통 음악인 파두를 들으면 그 감정이 우리네 ‘육자배기’나 아리랑에 닿아 있다는 걸 느낄 수 있다.
포르투갈 음식도 그들의 성격을 닮았다. 화려하거나 요란하지 않다. 내실 있고 소박하다. 담는 것조차 간결하다. 전체적으로는 이탈리아, 프랑스 남부, 스페인의 라틴 계열 음식이다. 치즈와 고기를 두루 쓰고 삼면이 바다를 접하고 있어서 해산물도 풍부하다. 우리 입에도 잘 맞고, 맛있다.
특이한 건 다른 라틴유럽의 음식과 달리 간이 상당히 부드럽다는 것. 짜다는 느낌이 적다. 소금에 절여 말린 대구 요리조차 심하게 짜지 않다. 그래서 한국인이 접근하기 더 좋다.
대구요리와 문어요리가 별미
![](http://img.hankyung.com/photo/201705/2017050715581_AA.13843129.1.jpg)
해안이든 내륙이든 이 요리를 즐긴다. 해산물의 왕국답게 다채로운 재료를 쓴다. 문어요리를 꼭 먹어봐야 한다. 한국과 달리 문어를 푹 삶아서 아주 부드럽게 만드는데 입에서 살살 녹는다. 삶은 문어를 썰고 양파와 파프리카, 토마토 등과 섞어 올리브유 소금을 쳐서 내는 샐러드도 맛있지만 구이도 일품이다. 특히 한국인에게 인기 있는 것은 ‘문어밥’이다. 쌀과 문어가 들어간 해산물 스튜라고 보면 된다. 문어만 넣는 경우도 있지만 대개 모둠 해물을 쓴다. 홍합, 바지락, 새우 등을 넣는다. 아호즈 드 마리스쿠라고 부른다. 대부분의 주요 도시 식당에서 판다. 신선한 해물에 밥이 들어 있는 형국이라 한국인이 특히 좋아한다. 피리 피리 소스를 쳐서 먹어도 좋다.
해산물 냄비요리 일품
![](http://img.hankyung.com/photo/201705/2017050715581_01.13853651.1.jpg)
해산물 요리 가운데 빠뜨리지 말아야 할 것이 있다. 카타플라나라는 요리다. 카타플라나는 냄비를 말한다. 즉 해산물 냄비요리다. 온갖 해산물을 넣고 뭉근하게 끓여낸다. 또는 화이트와인을 넣고 끓여낸 조개찜(바지락)도 맛있다. 여기에 포르투갈 고유의 비뉴 베르드를 곁들이면 천국이 따로 없다. 일찍 수확한 와인을 의미하는 비뉴 베르드는 화이트, 레드 모두 생산하는데 약간의 스파클링한 청량감까지 있어서 상쾌한 맛이 일품이다. 나는 매일 한 병씩 이 와인을 마셨다.
포르투갈은 물가가 싼 편이다. 대부분의 평범한 식당은 전채요리가 10유로 미만, 메인요리라고 해도 15~20유로 정도다. 양도 넉넉한 편이다. 와인도 대부분 5~10유로 선. 한국과 비교하면 말도 안 되는 가격이다. 4인이 와인과 맥주를 곁들여 여유 있게 저녁 식사를 해도 대개 100유로(약 12만원)를 넘지 않는다. 영국이나 밀라노, 스위스의 물가를 생각하면 절반 이하라고 보면 된다.
에그타르트 ‘마성의 식감’
포르투갈은 해산물도 좋지만 이웃 스페인처럼 돼지고기 가공품도 일품이다. 하몽과 비슷한 프로순토도 주문하면 웨이터가 직접 칼로 얇게 저며낸다. 살라미 소시지도 아주 맛있다. 특이한 건 이탈리아나 스페인보다 짠맛이 덜하다는 것. 그래서 우리 입에도 더 편하다.
소고기 스테이크 같은 요리는 기대보다는 못하다. 대개의 라틴 국가가 그렇듯이. 단 돼지등심 스테이크는 레몬즙을 뿌려 내는데, 아주 맛있다. 유럽 국가답게 치즈 요리가 꽤 많다. 전채로 내주는 치즈 요리도 짜지 않고 맛이 좋다. 값은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싼 편. 특히 새콤한 염소젖 치즈는 입맛을 돋우는 데 최고다.
![](http://img.hankyung.com/photo/201705/2017050715581_01.13853650.1.jpg)
한국인에게 가장 친근한 포르투갈 음식을 들라면 단연 ‘나타’다. 에그타르트다. 식민지였던 마카오에서 한국인들이 많이 먹어봐서 잘 안다. 서울에도 만드는 집이 여럿이다. 수도 리스보아 벨렘지구의 유명한 집이 한국에도 소개되어 있다. 가보니 한국인 관광객이 꽤 많이 보일 정도. 물론 이 집이 아주 맛있지만 어디서 시켜먹어도 기본은 한다. 포르투갈의 자존심 같은 디저트 과자이기 때문이다. 한 입 베어물면 아주 바삭한 파이가 씹히고 녹진한 달걀 커스터드가 녹아든다. 프랑스의 유명한 과자 카늘레처럼 ‘풀빵’과 비슷한 식감을 보인다. 자꾸 집어먹다보면 어느새 서너 개를 먹어치우게 되는 마성이 있다.
다양한 맛으로 즐기는 지역 맥주
![](http://img.hankyung.com/photo/201705/2017050715581_01.13853652.1.jpg)
포르투갈의 간이 술집이나 식당에 들어서면 보통 빵과 간단한 치즈, 올리브 등을 내놓는데 공짜가 아니라 약간의 돈(1~2유로)이 붙는다는 점도 알아둘 것. 대개 팁 문화는 없으나 리스보아나 포르투 같은 관광도시는 주고받는 경우도 있다. 사람들이 유별나거나 약삭빠르지 않아서 마음이 편한 나라이기도 하다. 화려한 요리 문화는 아니지만, 입에 착착 붙는 포르투갈 음식이 자꾸 떠올라 재방문을 고민하게 한다.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