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 날고, 로봇이 벽돌 쌓고 '풍경' 달라진 미국·일본 건설현장

입력 2017-05-07 19:20   수정 2017-05-08 05:55

[ 박근태 기자 ] 막대한 인력과 자금이 투입되는 건설업은 대표적인 ‘위험회피’ 산업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그만큼 신기술 도입에 따른 위험을 경계하는 편이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도 바뀌고 있다. 영국 BBC는 눈에 띄는 색상의 안전모와 조끼를 입은 작업자 대신 드론과 무인 불도저, 대량으로 구조물을 찍어내는 3차원(3D) 프린터가 자리를 차지하면서 건설 현장의 모습이 바뀌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 벤처회사 스카이캐치는 2014년부터 드론을 하늘에 띄워 빌딩 건설 작업 속도를 확인하고 자재 공급 속도를 끌어올리는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드론이 실시간 촬영한 정보는 건설 계획 변경에 필요한 중요한 판단 기준으로 활용되고 있다. 일본 건설중장비 회사 고마쓰는 여기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드론이 촬영한 영상을 무인 불도저에 제공하고 있다. 무인 불도저는 드론이 제공한 건물의 입체(3D) 영상을 보고 복잡한 공사장 안에서 안전하게 이동할 경로를 결정한다.

벽돌 쌓는 로봇도 등장했다. 미국 컨스트럭션로보틱스가 개발한 벽돌 쌓기 로봇 ‘SAM100’(사진)은 사람보다 10배 빠른 속도로 벽을 세운다. 스위스 취리히연방공대 연구진이 올초 공개한 ‘패브리케이터1’ 로봇은 벽돌 1600개로 물결문양이 있는 길이 6m, 높이 2m의 벽을 쌓는 데 성공하기도 했다.

미국 이머징오브젝츠사는 3D 프린터로 물질 안에 여러 개 구멍이 뚫린 다공성 건축용 블록을 개발했다. ‘쿨브릭’으로 불리는 이 구조물은 스펀지처럼 물을 잡아두는 성질이 있다. 외부의 더운 공기가 통과할 때 열만 빨아들이고 시원한 공기만 내보내 실내 온도를 낮추는 효과를 낸다. 독일의 건축회사인 엘리건트엠블리시먼츠는 3D 프린팅 기술을 이용해 공기 오염 물질만 흡수하는 특수 벽돌을 개발했다.

건설과 정보통신기술(ICT)의 접목도 활발하다. 지난해 6월 호주 멜버른에서 세계 건설 기술 분야 리더 300명이 모인 가운데 열린 ‘건설기술서밋’에서는 5차원(5D) BIM(빌딩정보모델링) 기술과 사물인터넷(IoT)이 건설의 미래를 이끌 첨단 기술로 주목받았다. BIM은 고성능 컴퓨터를 이용한 입체 설계 방식으로 공사에 들어갈 철근·패널의 종류·물량·위치를 계산하는 기술이다. 5D BIM은 여기서 한 발 더 나아가 시간에 따라 건설 공정과 기간별 공사비 산출까지 가능하다.

박근태 기자 kunt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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