앤서니 킴 헤리티지재단 연구원 "트럼프 사드발언은 유권자 겨냥한 것"

입력 2017-05-08 13:26   수정 2017-05-08 1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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앤서니 킴 미국 헤리티지재단 선임정책연구원(사진)은 8일 오전 서울 밀레니엄힐튼호텔에서 열린 자유주의 경제 석학들의 몽펠르랭소사이어티(MPS) 서울총회에 참석해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사드 발언은 미국 유권자를 겨냥한 즉흥적 발언”이라며 지나치게 의미를 부여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그가 속한 미국 보수 싱크탱크 헤리티지재단은 트럼프 정부의 한국 정책에 조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등에 관해서도 지난 오바마 정부 때부터 관여하고 있다. 지난 2월1일 헤리티지재단과 한국무역협회가 주최한 ‘미국 통상정책 포럼’에서도 킴 연구원은 한·미 FTA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부정적인 발언과 관련 실제 결과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며 너무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날도 기자와 만나 한·미관계에 관한 낙관적인 견해를 피력했다.

Q :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얼마 전 인터뷰에서 한국이 사드 배치비용 10억달러를 부담하길 바란다는 식으로 말했다. 어떻게 받아들여야 하나.

A : 하나의 과정으로 봐야 한다. 그 발언을 취임 100일 즈음에 한 발언이다. 미국내 유권자를 겨냥했다. 지난해 대선 때 캠페인을 하던 트럼프의 모습이 다시 나온 것이다. 그는 ‘want’를 얘기했다. 한국 언론에서 ‘통보’라고 하는 것은 과장된 것이 아닌가 한다. (informed라는 표현도 했다) 다시 찾아보겠다. 그러나 너무 세게 받아들여진 것 같다. 공식적인 입장이 아니다. 대선 모드로 돌아가 정치적, 즉흥적으로 발언한 것이다. 그는 정치인이 아니므로 매끄럽지 않다. 중요한 것은 이것이 하나의 ‘과정’이라는 것이다.

Q : 트럼프 정부의 대북 메시지는 다소 혼란스럽다.

A : 김정은의 북한 정권과 트럼프 정부는 지금 터프하게 서로를 알아가는 과정이다. 당근도 있고 채찍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약간 혼란스럽게 이야기하고 있지만, 어떻게 보면 굉장히 빠른 속도로 이미 대화를 하고 있는 것이나 다름 없다. 차기 한국 정부에는 새로운 프레임이 주어져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 문제를 풀고 싶다는 의지가 강하다. 다만 방법은 지난 미국 정부들과 다르다. 그러나 북한을 바꿀 수 있다면, 건설적인 방법이라고 할 수 있는 것 아닌가.

Q : 한국을 빼고 한반도 문제가 논의된다는 불안감이 크다.

A : 지금은 그럴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한국은 9일 대선을 치르는 선거 국면이기 때문에 빠져 있었던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과 문제를 같이 풀겠다는 의지가 없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마이크 펜스 부통령을 보냈고,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을 보냈고,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을 보냈다. 지금까지 그런 흐름은 좋은 것이다.

Q :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100일 기념 인터뷰에서 한·미FTA(재협상이나 종료)를 갑자기 언급한 것도 의아하다.

A : 재협상을 한다고 해도 지금 양국에서 협상을 담당할 사람이 없다. 11~12월, 내년 초까지 가야 시작될 수 있을 것이다. 미국이 일방적으로 하자는 것이 아니다. FTA를 더 좋게 하자는 것이다. 한국에서는 트럼프 현상 때문에 일방적인 압력으로 이해하는 경향이 있다. 트럼프의 발언을 물론 무시할 수는 없지만, 결국 양국의 이익에 모두 부합하는 쪽으로 협상이 이뤄질 것이다.

Q : 차기 한국 대통령에 조언할 게 있다면.

A: 새 대통령이 선출되면 트럼프 팀과의 케미스트리가 나올 것이다. 처음으로 반미 감정이 없는 선거가 아닌가? 미국이 칼빈슨호를 보낸다고 하는 데 대해 분개하는 사람 없다. 한국의 새 대통령은 어떤 비전을 제시하는 지도 중요하겠고, 어떤 정책 전문가를 기용할 것인가가 한·미관계 형성에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국제적인 감각을 가진 분들이 등용되기를 바란다. 다음 단계로 나아갈 수 있는 기회다.

이상은 기자 sele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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