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구장 240개 규모 소실
소나무 밀집도 확산 부추겨
[ 이현진 / 임호범 기자 ]
강원 강릉시 등 전국 23여곳에서 산불이 일어나며 벌써 지난 한 해 일어난 산불 건수를 넘어섰다. 예년에 비해 거센 강풍과 메마른 날씨 등이 원인으로 꼽힌다.
8일 산림청에 따르면 올 들어 지난 7일까지 전국에서 일어난 산불은 442건이다. 전년 동기(303건)뿐 아니라 지난 한 해 동안의 산불 발생 건수(391건)를 돌파했다. 산림 피해 면적(170.71㏊)으로 따지면 축구장 240개 규모다. 지난 6일 발생한 삼척 산불은 진화되지 않고 있다.
산불이 잦고 불길이 잘 잡히지 않는 가장 큰 이유로는 건조한 날씨가 꼽힌다. 강원 동해안과 산간에는 지난달 23일부터 열흘간 건조특보가 내려졌다. 올 들어 지난달까지 강릉 등 영동지방의 누적 강수량은 예년의 50~60% 수준에 불과하다. 이달 들어서는 비 한 방울 내리지 않는 메마른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강풍도 적이다. 이날 오전 강릉 산불 재발화 지역에는 초속 10~15m의 강풍이 불었다. 강풍은 불씨를 사방으로 옮기는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산림청 관계자는 “봄에는 남고북저 형태의 기압 배치가 자주 나타나 한반도에 서풍을 몰고 온다”며 “이 바람이 태백산맥의 좁은 틈을 지나며 압축됐다가 터져나오며 강풍으로 돌변했다”고 설명했다. 산불 피해지에 불이 쉽게 옮겨붙는 소나무가 밀집한 것도 확산을 부추겼다. 올 들어 지금까지 원인이 밝혀진 산불의 경우 등산객이 버린 담배 등으로 불이 난 것이 129건으로 가장 많았다.
9일 오후부터 10일 새벽 사이 전국에 비 소식이 있다. 다만 강수량이 5~10㎜로 매우 적어 땅속 불씨가 완전히 제거되는 데 도움을 줄지는 미지수다.
이현진/대전=임호범 기자 appl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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