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영효 / 유창재 기자 ] MBK파트너스가 ‘국내 최대’를 넘어 ‘아시아 최대’ 사모펀드(PEF) 운용사로 올라섰다. 서울에 본사를 둔 PEF 운용사가 중국 경쟁사들을 제치고 아시아 최대로 인정받은 건 이번이 처음이다.
글로벌 PEF업계 전문지인 프라이빗에쿼티인터내셔널(PEI)이 최근 선정한 ‘세계 300대 사모펀드(PEI 300)’에 MBK파트너스가 26위로 이름을 올렸다. PEI는 매년 ‘최근 5년간 펀드 조성 실적’을 바탕으로 PEI 300을 발표하고 있다. MBK파트너스는 최근 5년간 총 109억달러를 조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MBK는 2013년 152위로 처음 이름을 올린 이래 지난 2년간 50위권에 머물렀다. 그러다 지난해 말 41억달러 규모의 4호펀드 조성을 완료한 데 힘입어 순위가 급상승했다.
1~25위는 모두 영미권 운용사로 아시아에서는 MBK가 1위였다. 중국 최대 PEF 운용사 인벤티스인베스트먼트(조달 규모 87억달러·36위)와 지난해 아시아 1위였던 홍콩 RRJ캐피털(81억달러·39위)을 밀어내면서 홍콩과 중국 PEF가 독식하던 구도도 깨뜨렸다.
완구회사 영실업을 보유한 홍콩 퍼시픽얼라이언스그룹(62억달러·52위), 오비맥주 로엔엔터테인먼트 등 국내에서 잇따라 대박을 터뜨린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46억달러·74위), KKR의 창업자 제롬 콜버그가 독립해 설립한 콜버그앤컴퍼니(38억달러·91위) 등 내로라하는 PEF 운용사 모두 MBK보다 아래였다.
국내 운용사 가운데는 한앤컴퍼니(27억달러·132위) IMM프라이빗에쿼티(19억달러·170위) 스틱인베스트먼트(18억달러·184위) 등이 300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세계 최대 PEF는 5년간 583억달러를 모은 블랙스톤이었다. KKR(416억달러) 칼라일(407억달러) TPG(361억달러) 등이 뒤를 이었다. 지난 5년간 세계 300대 PEF가 모은 투자금은 1조3520억달러로 집계를 시작한 2009년 이래 최대 규모였다. 이 중 MBK를 포함한 50대 PEF가 모은 자금은 7570억달러로 전체의 절반이 넘었다. 2015년 5580억달러에서 2년 만에 36% 늘었다. PEI는 “경기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펀드 투자자들이 이름값 높은 운용사에 돈을 몰아준 결과”라고 분석했다.
지난 5년간 50대 PEF가 올린 평균 내부수익률(IRR)은 14.11%로 300대 PEF의 12.9%를 웃돌았다. 유가 하락으로 에너지 관련 PEF의 순위가 떨어지고 기술혁신에 힘입어 정보기술(IT) 전문 PEF의 순위가 대거 오른 게 올해 특징이었다. 세계 300대 PEF는 PEI가 2012년 1월1일부터 2017년 4월1일까지 조성된 PEF 자금을 토대로 집계했다.
정영효/유창재 기자 hugh@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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