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지지 기반인 호남서 30% 안팎 득표 그쳐
TK·보수 표심, 안철수·유승민에 분산…홍준표 지지층 잠식
[ 유승호 기자 ] 이번 대선은 연령별로 지지 후보가 극명하게 엇갈리는 ‘세대 전쟁’ 양상이 뚜렷했다. 20~40대는 진보 성향 후보, 60대 이상은 보수 성향 후보를 지지했다. 승부가 갈린 지점은 50대다. 5년 전 18대 대선에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표를 몰아준 50대가 이번엔 문재인 대통령을 지지하면서 승부의 추가 기울었다. 지역 대결 구도는 역대 대선에 비해 약해졌다는 평가다. 영남 지역 보수층이 막판 홍준표 자유한국당 후보에게 결집하는 모습이 나타났지만 세대 대결만큼 큰 영향력을 발휘하지는 못했다.
◆20~40대, 文 압도적 지지
문 대통령은 20~40대에서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다. KBS MBC SBS 등 공중파 3사가 공동으로 한 출구조사 결과 문 대통령은 30대에서 56.9%, 40대에서 52.4%의 지지를 얻은 것으로 나타났다. 20대도 절반에 가까운 47.6%가 문 대통령을 지지했다. 반면 홍 후보는 20대에서 8.2%, 30대에서 8.6%의 한 자릿수 지지를 얻는 데 그쳤다. 40대에서도 홍 후보 지지율은 11.5%에 불과했다.
문 대통령은 50대에서도 36.9%의 지지를 얻어 26.8%에 그친 홍 후보를 앞섰다. 2012년 대선에서 50대의 62.5%가 박 전 대통령을 지지한 것과 비교하면 50대 표심의 변화가 ‘캐스팅 보트’ 역할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5년 전 문 대통령 지지 성향이 강했던 40대 유권자들이 50대가 돼서도 정치 성향을 그대로 유지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50대가 된 386 민주화 운동 세대가 문 대통령을 지지했다는 분석도 있다.
홍 후보는 60대에서 45.8%, 70대 이상에서 50.9%의 지지를 얻었다. 하지만 압도적인 지지를 확보하지 못하면서 20~50대에서 나타난 열세를 극복하지 못했다. 안철수 후보는 전 연령대에서 20% 안팎의 고른 지지를 받았지만 전세를 뒤집기엔 역부족이었다.
◆文, 대구·경남북 제외 전 지역서 우위
지역별로는 문 대통령이 대구 경남 경북을 제외한 전 지역에서 우위를 점했다. 개표가 99.76% 진행된 10일 오전 5시30분 현재 문 대통령은 서울에서 42.31%를 득표한 것을 비롯해 경기(42.06%) 인천(41.20%) 등 수도권에서 모두 승리했다.
광주(61.14%) 전남(59.87%) 전북(64.84%) 등 호남에선 압승을 거뒀다. 대전(42.93%) 충남(38.62%) 충북(38.61%) 등 충청권에서도 앞섰다. 역대 대선에서 보수정당 지지 성향이 강했던 부산(38.71%)과 울산(38.14%)에서도 홍 후보에게 앞선 것으로 나타났다.
홍 후보는 대구에서 45.36%, 경남에서 37.24%, 경북에서 48.62%의 득표율로 1위를 차지했다. 그러나 과거 보수정당 후보에 비해 압도적인 지지를 이끌어내지는 못했다. 박 전 대통령은 지난 대선 때 대구와 경북에서 80%가 넘는 지지를 얻었다. 문 대통령은 대구·경북에서 지난 대선과 비슷한 20% 수준의 표를 얻는 데 그쳤지만 안 후보와 유승민 바른정당 후보가 각각 10% 안팎의 지지를 받으면서 홍 후보를 견제하는 효과를 얻었다. 안 후보는 지지 기반인 호남에서도 광주 30.08%, 전남 30.68%, 전북 23.76% 등 30% 안팎의 득표에 그쳤다.
지역별 투표율은 광주가 82.0%로 가장 높았다. 세종시가 80.7%로 뒤를 이었다. 전북(79.0%)과 전남(78.8%)도 전체 투표율(77.2%)보다 높았다. 전통적으로 민주당 지지세가 강한 호남지역 투표율이 높았던 것이 문 대통령에게 유리하게 작용했다는 분석이다. 제주는 72.3%로 가장 낮았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
관련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