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안보관 우려 많아
'코리아 패싱' 재발 막아야
사드 원점 재검토는 불가능
중국 설득에 노력 집중해야
[ 이미아 기자 ] 외교 및 안보 분야에선 문재인 대통령에게 기대와 불안의 시선을 동시에 보내고 있다. 한쪽에선 “박근혜 전 대통령의 탄핵 파면 후 국가원수 공백 상태에서 가장 심각한 타격을 받았던 부문인 만큼, 문 대통령과 새 외교·안보 라인이 국제 무대에서 활약할 것”이란 긍정적 예측을 한다. 반면 “문 대통령이 복잡다단한 한반도 주변 정세를 무시해 이웃 국가들과 관계가 악화된다면 돌이킬 수 없는 충격에 빠질 수 있다”는 시각도 있다.
전문가들이 이구동성으로 문 대통령에게 조언하는 건 두 가지다. 첫 번째는 “세밀한 현실주의로 각국의 믿음을 얻어야 한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이 대선 유세와 TV 토론 등에서 외교 안보와 관련된 내용은 구체적으로 내놓은 게 거의 없는 데다, “문 대통령이 지나치게 이념의 틀에 갇혀 미국과 중국, 일본 등 주요국과 마찰을 일으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를 받고 있는 점을 지적한 것이다.
김천식 전 통일부 차관은 “국가를 책임지는 대통령으로서 다른 나라와 관계를 맺고, 나라를 지킬 땐 언제나 최악의 시나리오를 가정해 그에 따른 대응책을 미리 마련하고 자신감 있게 대처해야 한다”며 “새 정부에선 또다시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 북핵을 비롯한 한반도 정세 문제 논의 시 한국이 배제되는 현상)’이 생겨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두 번째는 “가능한 한 빨리 한국과 미국, 한국과 중국 간 정상회담을 열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직접 만나야 한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과 시 주석이 이 문 대통령과 만나 서로의 진의를 확인하고, 한·미 동맹과 한·중 관계의 굳건함을 대내외로 재확인시켜야 하기 때문이다. 신범철 국립외교원 교수는 “한·미 정상회담을 할 땐 대통령 간 대화와 양국 실무진 협상이 철저히 분리 진행돼야 한다”며 “트럼프 대통령과 회담할 땐 그의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친해지고자 하는 진심을 전하고, 정책 관련 조율은 실무진이 맡아야 성과가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 전문가들은 “한·중 관계 강화를 위해선 중국을 철저히 실리적 관점에서 바라보고, 중국에 너무 많은 기대를 가지면 안 된다”고 지적한다. 중국과 북한은 6·25전쟁 이후 50년 넘게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입장에서 북한은 미국이란 ‘이빨’을 직접 마주하지 않도록 하는 ‘입술’ 역할을 한다. 한국은 중국에 이익을 가져다 주는 국가이기에 중국으로선 놓칠 수 없는 파트너다.
신상진 광운대 국제학부 교수는 “새 정부가 들어서면 중국이 한국에 대해 유화 제스처를 보일 가능성이 높고, 양국 간 관계가 개선될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사드 배치와 관련,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사드는 이미 게임이 끝났다고 보면 된다”며 “사드 배치에 반대해 온 중국에 우리 측 상황을 자세히 설명하고 설득하는 게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미아 기자 mia@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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