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이 동영상 분석…테러용의자 추적도 가능
[ 송형석 기자 ] 인공지능(AI) 기기들이 경찰관 역할을 대신하는 시대가 성큼 다가왔다. 폐쇄회로TV(CCTV)에 찍힌 영상을 분석해 범죄자 얼굴을 식별하고 동선을 추적하는 기술이 실용화 단계에 이르렀다.
엔비디아는 10일 미국 새너제이 맥에너리컨벤션센터에서 열린 ‘GPU 테크놀로지 콘퍼런스 2017’에서 메트로폴리스란 이름의 지능형 동영상 분석 플랫폼을 선보였다. 엔비디아의 비디오칩을 장착한 컴퓨터에 CCTV 제조업체들과 공동으로 개발한 솔루션을 적용했다. 이 사업을 담당하는 디퓨 탈라 엔비디아 부사장은 “지금도 세계에서 CCTV 수억대가 동영상을 촬영하고 있지만 이를 확인할 인력이 없어 데이터의 99%가 방치되고 있다”며 “익명화된 동영상을 활용도가 높은 정보로 바꾸는 게 메트로폴리스 플랫폼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이날 전시장에선 횡단보도가 설치된 교차로를 찍은 영상을 분석한 결과가 공개됐다. CCTV 화면과 연결된 AI 기기를 조작하자 정상적으로 횡단보도를 건넌 사람의 동선은 적색, 무단 횡단을 시도한 사람의 동선은 청색 화살표로 표시됐다. 청색 화살표를 클릭하니 해당 경로로 무단 횡단하는 사람의 영상들이 시간대별로 재생됐다. 경찰관은 피해도 AI 카메라는 피할 수 없다는 게 엔비디아 측 설명이다.
AI 기기는 영상 속 인물이 누구인지도 쉽게 찾아냈다. CCTV를 통해 전시장을 오가는 사람들의 얼굴을 일일이 체크하던 AI 기기가 한 인물을 발견하자 신호를 보냈다. 곧이어 사전에 시스템에 입력한 엔비디아 직원과 같은 인물이란 정보가 화면에 나타났다. 김선욱 엔비디아 이사는 “과거에도 CCTV 영상으로 특정인을 찾아내는 기기가 있었지만 정확도가 떨어졌다”며 “GPU(그래픽칩)를 장착한 AI 기기를 활용하면서 사람을 넘어서는 인식률을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포드의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을 이용해 제작한 ‘미래의 경찰차’도 눈길을 끌었다. 이 자동차엔 번호판을 식별, 범죄에 연루된 차량을 찾아내는 AI 기기가 장착돼 있다. CCTV를 통해 들어오는 영상을 분석, 차에 탑승한 경찰에게 차량과 관련한 정보를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새너제이=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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