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고운 기자 ] 중소 바이오업체들이 코스닥시장에 상장하기 위해 스팩(기업인수목적회사)과 합병하는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
10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암 진단용 의약품 및 기기를 생산하는 바이오업체 휴마시스는 하이제2호스팩과 합병하기로 결정했다. 합병비율은 1 대 5로 오는 10월17일 코스닥시장에 합병 신주를 상장할 예정이다. 지난달에는 원료의약품 제조회사인 켐트로스가 케이프이에스스팩과 합병을 결정했다. 9월 중 합병 신주를 상장할 계획이고 합병비율은 1 대 4.7이다.
앞서 임상시험수탁기관(CRO)인 켐온은 이베스트스팩2호와 합병해 지난달 11일 코스닥시장에 상장했다. 같은 달 28일에는 동물실험 등을 위한 연구시설 구축 및 질병감염관리 기술기업인 우정비에스씨가 한화엠지아이스팩과 합병해 코스닥시장에 입성했다.
중소 바이오기업들이 스팩과 짝지어 상장에 나서는 이유는 공모주 시장에서 바이오업체들의 인기가 시들해진 영향이 크다. 올 들어 코스닥시장에 직상장한 중소 바이오기업은 유바이오로직스, 피씨엘, 아스타 세 곳인데 모두 지난해 말 상장했다 시장 반응이 좋지 않아 일정을 연기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그나마 피씨엘과 아스타는 희망가격보다 공모가를 낮춰 상장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올 들어 한국거래소에 직상장을 위한 예비심사를 청구한 바이오업체는 한 곳도 없다. 바이오기업들은 직상장 대신 스팩과의 합병을 통한 상장으로 방향을 틀었고, 합병 대상을 잡기 위한 스팩 간 경쟁도 치열해져 양쪽의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졌다는 분석이다.
현대에이블스팩1호와 대우스팩2호는 만기가 다가왔는 데도 합병 대상을 찾지 못해 관리종목으로 지정돼 있는 상태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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