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과 함께 증시에서 내수주(株)가 부상하고 있다. 서민 경제 활성화와 내수 경기 부양에 새 정부의 초점이 맞춰지고 있어서다. 대선 이후 음식료 업종지수는 연중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11일 오후 1시40분 현재 음식료업종지수는 전날보다 0.86% 상승한 4584.82를 기록 중이다. 이 지수는 전날 장중에 올 들어서 최고치(4607.88)로 올랐었다.
업종 대표주들도 일제히 오름세다. 사조오양과 남양유업은 전날 대비 각각 3.01%와 2.40% 오른 1만3700원과 93만8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오리온(2.38%) 사조대림(2.22%) SPC삼립(2.07%) 롯데푸드(1.99%) 롯데제과(1.89%) 롯데칠성(1.33%) 삼양사(1.03%) CJ제일제당(0.85%) 빙그레(0.42%) 대상(1.00%) 등도 일제히 상승 대열에 합류했다.
종목별 '최고가 행진'도 이어지고 있다. 남야유업은 2014년 이후 3년여 만에 100만원 선에 다가섰고 연중 최고치(96만5000원, 장중 기준)를 기록하기도 했다.
빙그레도 전날에 연중 최고치(7만2200원) 기록을 새로 썼고, 오리온 역시 올해 최고치(75만원) 돌파를 눈앞에 두고 있다.
증시전문가들은 내수주의 '주가 랠리'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소비 심리 회복과 더불어 새 정부에 거는 정책 기대감이 주가를 밀어올릴 것이란 분석에서다. 나아가 소비심리 개선이 확인된 내수주를 선별해 접근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상헌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새 정부는 대선 전부터 서민 경제 활성화와 내수 경기 부양을 해결 과제로 뽑았다"며 "게다가 중소기업 우대 정책을 내세우고 있기 때문에 대선 이후 정책 효과는 내수소비 업종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라고 판단했다.
소비심리의 빠른 회복세가 실물지표로 확인된다면 시장 내 내수주에 대한 낙관론은 더욱 강해질 것이란 분석도 나왔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소득 정체는 아직 풀리지 않은 숙제지만, 주거 및 이자비용 감소로 처분가능소득이 늘어날 수 있다"면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도 소비 지출에 긍정적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어 "고용시장 회복에 따른 상용직 증가가 안정적인 소비계층을 구성하는데 도움을 줄 것"이라며 "여러 경제지표에서 내수 경기 회복을 지지하는 요인들이 확인되는 과정이라서 증시도 이를 주가에 반영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로 4월에도 수출 호조가 나타났다. 지난달 20일까지 수출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28.4% 급증했는데 조업일 수가 하루 긴 효과와 유럽연합(EU)으로 선박 수출이 급증한 마찰적 영향을 제외하더라도 수출 증가율은 4개월 연속 두 자릿수 성장을 유지했다.
윤창용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경기 전망 개선과 금융시장의 안정, 주택가격 상승 등에 힘입어 소비심리지수까지 6개월 만에 기준치를 회복했다"며 "5월 연휴 효과 가세와 함께 소비 부진에서 점차 빠져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다만 소비심리 개선이 눈으로 확인된 내수주 위주로 접근하는 것이 유리하다고 BNK투자증권은 조언했다.
이 증권사 이하연 연구원은 "내수주 투자를 고민하고 있다면 소비확대 여지가 있는 계층(또는 세대)을 파악하고 소비심리 개선이 확인된 부분에 대해 선별적으로 접근할 필요가 있다"면서 "여행비, 교양·오락·문화생활비 지출 전망이 높은 상황"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최근 소비 여건과 소비심리를 감안할 때 소비는 40세 미만에서 주도할 것"이라며 "40세 미만 세대주 가계의 가처분소득은 지난해 하반기 들어 빠르게 회복되기 시작해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40세 미만의 경우 소비지출전망 항목 중 여행비 부문의 상승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것. 그는 "최근 여행 수요는 해외소비만 촉진시킬 뿐이라는 부정적 시각도 있으나 국내 여행사, 내국인 면세점 수요 증가의 요인이기도 하다"며 "결과적으로 소비 성향을 높여 향후 국내 소비 촉진에도 도움을 줄 것"으로 판단했다.
50대는 교양·오락·문화생활비와 외식비 주도로 지출전망 소비심리(CSI)가 빠르게 상승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현영 한경닷컴 기자 jhy@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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