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그룹 회장, 8개월 만에 중국행

입력 2017-05-11 17:47   수정 2017-05-12 05:56

27일 상하이포럼 참석

정·재계 인사들과 인맥 쌓고
반도체 등 중국 사업장 점검



[ 김보형 기자 ] 최태원 SK그룹 회장(사진)이 8개월 만에 중국 출장길에 오른다.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여파로 SK가 중국에서 추진하고 있는 사업들이 차질을 빚는 상황에서 해법을 찾을 수 있을지 주목된다.

11일 재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오는 27일부터 사흘간 중국 상하이에서 열리는 상하이포럼에 참석한다. 상하이포럼은 최 회장이 이사장을 맡은 한국고등교육재단이 2005년부터 주최하고 있는 국제학술회의다. 최 회장은 그동안 이 행사를 통해 중국 정·재계 인사들과 교분을 쌓아왔다.

최 회장은 ‘아시아와 세계-새 동력, 새 구조, 새 질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포럼에서 고등교육재단을 대표해 기념사를 하고 주요 세션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그는 상하이포럼에 참석한 뒤 중국 우시의 SK하이닉스 공장을 비롯해 SK종합화학과 중국 국영 석유회사 시노펙의 합작사인 중한석화 우한 공장 등을 둘러볼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내 반도체와 석유화학 사업을 점검하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최 회장은 지난해 9월 중국 출장 때도 주요 SK 사업장을 방문해 현장을 챙겼다.

최 회장은 중국을 내수시장으로 삼아 ‘제2의 SK’를 만들겠다는 ‘차이나 인사이더(China Insider)’ 전략을 세우고 중국 진출에 공들여왔지만 최근 사드 여파로 애를 먹고 있다. SK종합화학이 지난해부터 추진해온 중국 석유화학업체 상하이세코 인수는 지난달 최종 무산됐다.

상하이세코는 브리티시페트롤리엄(BP)이 시노펙과 지분 50 대 50으로 투자해 세운 합작회사로 나프타 분해 시설을 갖추고 있다. SK종합화학은 중국 현지 공략을 위해 BP가 보유했던 상하이세코 지분 50% 인수를 추진했지만 시노펙이 우선 매수 청구권을 행사하면서 인수에 실패했다. 중국 석유화학 사업 경쟁력 강화 차원에서 내린 결정이라는 게 시노펙의 설명이지만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서는 사드 배치에 따른 한·중 갈등이 이번 인수 협상 과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을 내놨다.

김보형 기자 kph21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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