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의 환자' 독일·영국 살려낸 슈뢰더·대처

입력 2017-05-12 17:49   수정 2017-05-13 05:24

문재인 대통령 시대

'인기 없는 정책' 편 해외 정치인



[ 오형주 기자 ] “노동계 지지로 당선됐지만 경제난 극복을 위해 ‘하르츠 개혁’을 단행한 게르하르트 슈뢰더 전 독일 총리의 ‘인기 없는 성공’을 기억해 달라.” 지난 3월23일 대한상공회의소는 이 같은 내용의 ‘제19대 대선후보께 드리는 경제계 제언문’을 내놨다.

1998년부터 2005년까지 독일을 이끈 슈뢰더 전 총리는 2003년 노동 개혁에 착수했다. 시간 선택제 일자리 확대와 실업급여 지급기간 단축 등 노동시장 유연화가 골자였다.

당시 독일은 1990년 통일 후 10년 넘게 지속된 장기 침체로 ‘유럽의 환자’라 불리고 있었다. 높은 실업률과 낮은 경제성장률이 수년째 반복됐다. 지나치게 경직적인 노동시장은 일자리 창출에 걸림돌이었다. 슈뢰더는 독일 노동계를 대변하는 사민당 소속이었지만 노동시장에 과감히 메스를 댔다.

인기 없는 정책은 결국 지지 기반 상실로 이어졌다. 노동계가 등을 돌리면서 슈뢰더는 2005년 앙겔라 메르켈 현 총리가 이끄는 기민당에 정권을 내줬다. 메르켈은 슈뢰더의 하르츠 개혁을 충실히 계승했다. 2005년 11.3%에 달했던 독일의 실업률은 지난해 4.1%까지 떨어졌다. 독일은 다시 ‘유럽의 기관차’ 지위를 회복했다.

‘철의 여인’으로 불리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역시 인기 없는 정책을 뚝심 있게 밀어붙인 결과 고복지·고비용·저효율을 특징으로 하는 만성적인 ‘영국병’을 극복했다. 광부들의 대규모 파업이 영국을 뒤흔들었지만 결코 물러서지 않았다. ‘대처리즘’으로 통칭되는 긴축재정과 정부 역할 축소 등 정책은 이후 많은 국가에서 위기 극복의 ‘전범(典範)’이 됐다.

오형주 기자 ohj@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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