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위 조정 결렬…15일부터 파업
서울대 내 비정규직 개혁 신호탄
[ 황정환 기자 ] 고용 보장을 두고 학교 측과 갈등을 빚어온 서울대 비학생조교들이 총파업에 들어갔다. 비정규직을 없애겠다는 강한 의지를 밝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학교와의 협상에서 수세였던 비학생조교 측이 힘을 얻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전국대학노동조합 서울대지부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조정 신청을 하고 학교 측과 교섭을 벌여왔으나 결국 합의점을 찾지 못해 다음주부터 비학생조교들이 총파업에 들어간다고 12일 밝혔다.
비학생조교는 학업을 병행하지 않으면서 교무·학사·홍보 등 행정업무를 담당하는 직원을 말한다. 서울대 내 비학생조교는 총 250여명이다. 하지만 교수 보조 업무를 사실상 교수 아래서 연구하는 대학원생들이 맡으면서 조교는 사실상 일반 행정일을 맡아서 하는 비정규직의 일종이 됐다.
현행 고등교육법엔 조교는 기간제법에 적용되지 않을 수 있다는 예외 조항이 있다. 조교는 법상으로는 근로자가 아니라 ‘학생’으로 취급된다. 이 때문에 2년 이상 비정규직 근로 시 무기계약직으로 인정해야 하는 기간제법 적용을 받지 못한다.
비학생조교들은 고등교육법은 사실상의 행정직원이나 다름없는 일을 하는 비학생조교에겐 적용되지 않는다고 주장하고 있다. 학교 측은 비학생조교의 무기계약직 전환을 인정하는 대신 임금을 법인 8급 직원(신입직원)의 85% 선에 맞추는 안을 제시했지만 비학생조교 측은 90% 선을 요구하며 거부했다. 서울대 내 다른 무기계약직 직원 600여명의 평균 임금 수준은 단과대별로 정규직 직원의 70~87% 선이다.
비학생조교의 파업은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핵심 공약으로 내세운 문재인 정부 출범이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정부가 강하게 비정규직 문제를 제기하는 한 학교 측도 새 정부의 방침을 따라가지 않을 수 없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지적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무기계약직 중 상당수는 비학생조교 가운데 업무 성과가 높은 사람들이 전환된 것”이라며 “학교로선 직원 간 형평성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황정환 기자 ju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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