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일 상승하는 코스피지수는 이미 전 고점을 넘어 2300선을 목전에 두고 있다. 개인투자자들은 그러나 빨간색 전광판을 보며 ‘언제 이렇게 많이 올랐는지 모르겠다’며 착잡할 것이다. 코스피지수는 올랐지만 개미투자자의 성과는 저조하기 때문이다.
코스피지수 상승을 이끈 1등 공신은 외국인이다. 연초 대비 외국인의 누적 순매수 금액은 7조3000억원에 달한다. 반면 개인이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에선 올 들어 5조원 넘게 자금이 빠져나갔다. 국내 주식형 펀드 전체 규모가 40조원 정도인 걸 감안하면 상당한 금액이다. 개인들은 펀드를 대량 환매하면서 최근 상승장에서 이익을 보지 못했다는 얘기다.
대형주 위주로 주가가 오르고 있어 개인들이 직접 투자로 돈을 벌기 힘든 상황이다. 간접투자의 경우에도 중소형주 관련 펀드는 2015년 중소형 주식 주가가 크게 상승했다가 폭락하면서 아직 손실을 회복하지 못했다. 삼성전자 주가만 주로 오른 탓에 우량주 펀드라도 삼성전자 주식을 편입하지 않은 펀드는 물론 삼성전자 주식을 보유한 공모펀드도 한 종목에 펀드 자산의 10%를 초과해 편입할 수 없는 제한에 걸려 대부분이 주가지수 상승폭에 못 미치는 부진한 성과를 냈다.
이런 상황에서 펀드 투자자들은 어떻게 해야 할까 고민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 보유자가 환매를 서두를 필요는 없다. 새 정부의 경기부양에 대한 의지가 정책으로 실현된다면 ‘허니문 랠리’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코스피 주가가 오른 뒤 조정기를 이용해 중소형주 펀드를 보유한 투자자는 일부 환매를 통해 대형주 펀드를 일부 편입함으로써 펀드 수익률을 높일 수 있는 기회로 삼아볼 만하다.
다만 대형주 투자 비중을 일부 늘리더라도 중소형주, 채권, 달러, 금 등 기타 투자자산에 대해서도 일정 비중을 유지하면서 위험을 관리해야 한다. 트럼프 정부 정책의 불확실성, 북핵 리스크, 사드 배치 이슈 등 끝나지 않은 문제가 남아 있다. 투자자가 할 일은 미래를 예측해 베팅하는 것이 아니다. 변화된 시장 상황에 맞게 자산 배분을 탄력적으로 조정해가는 것임을 명심해야 한다.
홍승훈 < 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잠실롯데PB센터 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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