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건강이야기] 어린이와 봄의 기운

입력 2017-05-14 18:13  

장동민 < 하늘땅한의원 원장 >


5월에는 여러 기념일이 많다. 5일은 ‘어린이날’이고 8일은 ‘어버이날’이며 15일은 ‘스승의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5월을 ‘어린이달’이라고 부르는 이유는 이때가 파릇파릇하게 돋아나는 봄의 기운이 한창 무르익어 여기저기서 밝고 힘찬 기운이 샘솟는 달이어서 어린이의 이미지와 가장 잘 맞기 때문이다.

그래서 어린이는 어른에 비해 상대적으로 어느 정도 기운이 들떠 있는 것으로 여겨지는데, 한의학적으로는 이를 양기(陽氣)가 자라나는 시기로 파악한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들이 어느 정도 열이나 화가 있는 경우는 정상으로 파악하기도 한다. 반대로 축 늘어져 매일같이 방에서만 웅크려 지내는 경우를 더 나쁘게 본다.

물론 화나 열이 너무 심하게 항진돼 코피가 터지거나 심하게 땀이 나는 증상 등이 나타나면 병적인 증상으로 진단을 내리게 된다. 이럴 때는 전문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특히 홍삼이나 인삼처럼 열을 돋우는 약재나 식품은 피하는 것이 좋은데 이는 ‘불난 데 기름 붓는 격’이 되기 때문이다.

《동의보감》에는 ‘조호가(調護歌)’라고 해서 아이를 잘 기르고 보호하는 법에 관한 구절이 있다. 부모가 너무 지나치게 과잉보호를 하면 오히려 몸에 해롭다는 내용이 주를 이루고 있다. 예를 들어 아이에게 너무 많이 먹이면 오히려 소화불량이 오고 너무 따뜻하게 입히면 저항력이나 면역성이 떨어져 질병에 시달릴 수 있다는 내용 등이 담겨 있다.

실제 임상에서 부모의 과잉보호로 오히려 아이들의 건강을 해치는 사례를 많이 본다. 열이나 감기 기운이 조금만 있으면 약을 남용해 감기를 달고 살게 한다든지, 설사나 변비가 조금만 있어도 바로 약을 써서 본인의 회복능력을 오히려 떨어뜨리는 경우 등이 그것이다.

어린이는 한창 성장기에 있기 때문에 성장 발육하는 기운이 무척 강하며 질병의 자체 회복 능력 또한 대단히 강하다. 따라서 심각하게 위급한 병이 아니면 거의 대부분 자기 스스로 병을 회복하는 사례가 많다. 물론 시급히 약을 써야 할 때도 있다. 스스로 회복하라고 놔뒀을 때 오히려 상태가 악화돼 생명을 위협할 수도 있고, 정상적인 성장에 방해가 돼 발육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부모가 함부로 판단하지 말고 전문가인 의료인의 정확한 진단을 받아야 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는 것이다.

장동민 < 하늘땅한의원 원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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