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선제타격설 잦아들자…북한 'ICBM 추정' 미사일 도발

입력 2017-05-14 18:24   수정 2017-05-15 06:29

북한 또 미사일 도발

북한·미국 '오슬로 대화' 국면서 왜

북·미 접촉 후 미국 반응 탐색용
문재인 정부·중국 일대일로 포럼 겨냥
의도적으로 도발 나섰을 수도

일본 방위상 "고도 2천㎞ 이상 신형 미사일로 추정"
미국선 "ICBM은 아닌 듯"



[ 정인설 / 이미아 기자 ]
북한이 14일 문재인 정부 출범 나흘 만에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배경을 놓고 여러 해석이 나온다. 미국의 대북 선제타격설이 수그러들자 곧바로 미국 반응을 떠보려는 탐색용 카드라는 관측이 제기된다. 한국의 정권교체 같은 한반도 주변 정세와 관계없이 미사일 개발로 몸값을 높이려는 북한의 ‘마이웨이’식 도발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번에 북한이 쏜 발사체가 미국 본토까지 갈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라는 주장도 나와 북한 미사일 수준에 더욱 관심이 쏠린다.


◆선제타격설 사라지자 또 도발

미국은 지난달 6~7일 미·중 정상회담 이후 선제타격 가능성을 거론하며 북한을 강하게 압박했다. 북한이 김일성 생일(4월15일)과 인민군 창건일(4월25일) 전후로 핵실험이나 ICBM 발사를 할 수 있다는 이른바 ‘4월 위기설’이 제기된 때다. 그동안 대북 제재에 미온적이던 중국도 동참했다. 북한산 석탄 수입을 줄이고 상황에 따라선 북한에 원유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엄포를 놨다. 지난달 22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 환구시보는 “미국의 외과수술식 타격에 대해 (중국의) 군사적 개입은 불필요하다”고 미국의 선제타격도 용인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미국과 중국의 쌍끌이 압박에 북한이 대형 도발을 하지 않자 이달 들어 분위기가 바뀌기 시작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1일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김정은과 만나는 게 적절하다면 영광스럽게 만날 것”이라고 했다. 이어 지난 8~9일 노르웨이 오슬로에서 최선희 북한 외무성 북미국장과 미국 측 인사가 만나는 ‘1.5 트랙’ 대화도 재개됐다.

양욱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북한은 핵실험이나 미사일 도발을 할 때 미국이 어떻게 나올 것이냐를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선제타격설 같은 위험성이 사라지자 안정적인 분위기 속에서 미국의 반응을 떠보기 위해 미사일을 발사한 것 같다”고 말했다. ‘미국 리스크’가 사라지자 문재인 정부 출범과 관계없이 북한의 본래 미사일 실험 일정에 따라 도발을 감행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 본토 타격하는 ICBM인가

북한이 ICBM 개발에 성공했다는 주장도 있다. 스가 요시히데 일본 관방장관과 이나다 도모미 일본 방위상의 말을 종합하면 이날 북한의 미사일은 약 30분간 700㎞를 날아갔으며 미사일 최고 고도가 2000㎞ 이상이었다. 이 사실을 바탕으로 국내 전문가들은 북한이 30~45도 각도로 미사일을 쐈다면 6000㎞ 이상 날아갔을 것으로 판단했다. 작년 6월 1413㎞ 고도로 400㎞까지 날아간 무수단 미사일의 사거리도 3000㎞ 이상으로 추정한 것과 같은 이치다.

김동엽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야구공을 수직으로 2000㎞ 던진 힘으로 30도 각도로 던진다면 6000㎞ 이상 날아가는 것과 마찬가지로 2000㎞ 고도로 30분간 날아간 미사일을 정상적으로 쐈다면 미국 하와이까지 갈 수 있는 ICBM급으로 볼 수 있다”고 내다봤다.

미국 비영리 과학자단체인 ‘참여 과학자 모임(UCS)’ 소속의 물리학자인 데이비드 라이트는 이날 “북한의 미사일 최대 사거리가 4500㎞에 달할 수 있다”고 추정했다. 4500㎞는 유사시 한반도 증원전력을 파견하는 미군기지가 있는 괌(3500㎞)을 타격할 수 있는 거리다. 하와이(7500㎞)는 사정권 밖이다. 하지만 미국 태평양사령부는 이날 “초기 분석 결과 미국 본토를 사정권에 두는 ICBM은 아닌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김대영 한국국방안보포럼 연구위원은 “평화헌법 개정을 추진하는 일본으로선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험성을 부각하는 게 유리한 측면이 있다”며 “이번 미사일 실험이 성공했다면 북한이 조만간 미사일 발사를 대대적으로 선전하며 관련 정보를 공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북한은 작년 6월22일 무수단미사일을 발사한 다음날 미사일 고도가 1413.6㎞였다고 밝혔다.

정인설/이미아 기자 surisur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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