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대통령은 지난 10일 국회 로텐더홀에서 대통령 취임 선서를 한 뒤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제목의 취임사를 읽었다. 이 취임사는 윤 전 대변인이 작성했다. 윤 전 대변인은 노무현 정부에서 두 번의 대변인과 연설기획비서관·제1부속실장을 하면서 ‘노무현의 복심(腹心)’으로 불렸다. 윤 전 대변인은 당시 노 전 대통령의 의중을 가장 정확하게 글로 옮길 수 있는 참모로 통했다. 문 대통령의 최측근인 김경수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노무현 정부 당시 윤 전 대변인 후임으로 연설기획비서관을 맡았다.
노무현 정부 시절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과 연을 맺은 윤 전 대변인은 지난 대선에서도 문 대통령의 대선후보 수락연설문을 직접 작성했다. 지금도 많이 회자하는 ‘기회는 평등할 것입니다. 과정은 공정할 것입니다. 결과는 정의로울 것입니다’라는 명문이 그때 처음 나왔다. 이번 취임사에서도 이 내용은 그대로 들어갔다.
윤 전 대변인은 이번 대선 경선에서 문 대통령 캠프에 있다가 안희정 후보 캠프로 옮겨 총괄실장으로 경선을 지휘했다. 이후 문 대통령이 당 대선후보로 확정되자 외곽에서 선대위 메시지 특보로 활약했다.
윤 전 대변인은 취임사 외에 문 대통령의 후보 시절 마지막 TV 연설문도 직접 썼다. 다른 TV 연설문은 선대위 메시지팀에서 작성하면 이를 감수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윤 전 대변인에 대한 신임이 확인된 만큼 윤 전 대변인이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 중 한 명으로 거론되기도 한다. 그는 노 전 대통령의 화법을 분석한 《대통령의 말하기》, 청와대 근무 시절을 무대로 한 장편소설 《오래된 생각》을 출간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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