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과 거리 두는 코스피지수, 미국과 더 가까워졌다

입력 2017-05-15 15:19   수정 2017-05-15 1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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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정현 증권부 기자) “오전 10시30분이 돼 봐야 방향을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2년 전만 해도 증권사 리서치센터 내 담당 연구원들은 오전 9시 개장 후 시황을 묻는 질문에 이렇게 말하곤 했습니다. 이어서 “조금 더 있다 전화를 달라”는 말을 듣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당시만 해도 중국 상하이종합지수의 움직임에 따라 국내 코스피지수의 방향이 결정되는 날이 빈번해서였죠.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도 중국 장이 열리는 것을 보고 투자 결정하는 게 낫다는 말이 공공연히 나왔습니다.

하지만 올해는 분위기가 다릅니다. ‘중국이 재채기만 해도 한국 주식시장은 감기에 걸린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였던 한국 증시와 중국 증시 간 동조화(커플링) 현상이 약화해졌습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코스피지수와 다우산업지수와의 상관관계는 0.68이었습니다. 상관계수가 1에 가까울수록 두 지수가 비슷한 방향으로 움직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1에 근접하면 반대로 갔다는 뜻입니다.

반면 상하이종합지수와의 상관관계는 0.02에 불과했습니다. 지난해 0.46, 2015년 0.75에 비하면 크게 떨어진 것으로 거의 따로 움직인 것이나 마찬가지였습니다. 반대로 미국 나스닥종합지수와의 상관관계는 지난 2015년 0.66에서 지난해 0.82, 올해는 0.86까지 상승했습니다. 올해 삼성전자 등 정보기술(IT)업종이 주도하는 장세가 펼쳐지면서 나스닥지수와의 상관계수가 더 올라갔다는 분석이 나옵니다.

양해정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2014~2015년에 소위 중국소비 관련 기업들이 시장을 주도한 시기로, 코스피지수와 상하이지수의 연동성이 강했다”며 “하지만 중국 위안화 절하로 인한 변동성이 커진 이후 미국, 유럽 시장과 상관성이 더 높아졌다”고 말했습니다. 특히 지난해부터 세계 시장이 리플레이션((reflation, 점진적인 물가상승)국면에 들어서면서 이런 움직임이 더 강해졌다는 설명입니다.

세계적으로 경기 회복 기운이 강해지면서 수출국이지만 수출 대상과 품목이 적절하게 다변화된 한국시장이 수혜를 볼 것임을 반영하는 현상이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삼성전자가 앞장 선 배당확대 등 주주환원 강화에 실적 개선 등 펀더멘털(기초체력)이 강해진 것도 선진 주식시장 상승 흐름과 함께 가게 된 요인으로 꼽힙니다. 외국인의 대규모 자금 유입으로 상승하는 장에서 투자자들의 시선변화로 앞으로도 ‘중국과 거리두기’ 장세는 더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오전 10시30분 ‘알람’(중국 시장 개장)에 민감할 필요 없이 당분간은 간밤 미국과 유럽 주식시장의 흐름만 꼼꼼히 점검하면 될 것이라는 조언입니다. (끝)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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