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 오른 문재인 정부] 노무현 전 대통령의 동지이자 비서…2012년 총선 출마로 정치에 본격 입문

입력 2017-05-15 17:12   수정 2017-05-15 17:28

문재인 대통령이 걸어온길


[ 배정철 기자 ]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12일 청와대 구내식당에서 직원들과 함께 3000원짜리 식사를 했다. 식판에 직접 음식을 받아 주목을 받았다. 지난 7일 대통령 선거 유세 중에도 강원 횡성 휴게소에서 수행비서의 빈 그릇을 대신 반납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정치에 발을 들여놓기 전에도 일반인과 크게 다르지 않은 삶을 살았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문 대통령은 1953년 1월 경남 거제에서 실향민의 아들로 태어났다. 2남3녀 중 장남이었다. 남동생은 원양어선 선원 생활을 했다. 그 당시 모두가 그랬듯 가난했다. 문 대통령의 어머니는 달걀 행상 등을 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암표 판매를 하려다 아들의 모습을 보고 그만뒀다는 일화도 유명하다. 가난했지만 명석했던 문 대통령은 당시 지역 명문이던 경남고에 진학했다. 그러나 학교생활은 순탄치 않았다. 그는 “억압적인 당시 교육 분위기에 부딪히다 보니 문제아라는 별명을 갖게 됐다”고 했다.

서울대 상대에 떨어진 문 대통령은 재수 끝에 경희대 법대(72학번)에 수석 입학했다. 그는 “원래 역사학을 배우고 싶었는데 부모님이 법학과 진학을 원해 방향을 틀었다”고 말했다. 대학 진학 후에도 그의 ‘문제아’ 기질은 사라지지 않았다. 경희대 법대에 입학한 문 대통령은 본격적인 학생운동을 시작했다. 대학 4학년 때인 1975년, 유신 독재 화형식을 주도하다 서대문구치소에 4개월간 수감됐다. 그는 “교도소로 송치되던 날 호송차를 향해 손을 내밀며 뛰어오던 어머니 모습을 잊을 수 없다”고 회상했다. 같은 학교 음대생이었던 김정숙 여사와의 인연도 이때 시작됐다.

◆인권변호사 문재인

사법연수원을 차석으로 수료한 문 대통령은 대학 시절 시위 전력으로 판사에 임용되지 못했다. 검사로 임용될 수도 있었지만 그는 ‘남을 처벌하는 검사는 체질에 맞지 않는다’는 생각에 부산으로 내려갔다. 그곳에서 그의 운명을 바꿔놓은 일이 일어났다.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만남이었다. 일곱 살 위인 노 전 대통령은 문 대통령을 친근하게 대했다. 문 대통령은 당시 노 대통령과의 만남을 두고 “그는 내 삶을 굉장히 많이 규정했다. 그를 만나지 않았다면 내 삶은 전혀 달랐을 것이다”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노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을 맡았다. 이때 격무와 스트레스로 치아 10개가 빠졌다.

◆정치인 문재인

문 대통령은 2011년 자서전 《문재인의 운명》을 쓰고 현실 정치에 본격적으로 발을 내디뎠다. 2012년 4월 총선에 출마해 부산 사상구에서 당선됐다. 하지만 그해 12월 민주통합당 대선후보로 나서 박근혜 전 대통령에게 108만496표 뒤져 낙선했다. 문 대통령은 이후 2015년 2월 당대표 선거에서 박지원 의원을 이겨 당대표로 선출됐다. 하지만 ‘친문 패권주의’라는 비판과 사퇴 요구 끝에 국민의당 분당 사태로 이어졌다. 이후 김종인 비상대책위원장을 영입해 치른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이 제1당이 되면서 위기론을 대세론으로 바꿔놨다. 그는 대선 재수 끝에 지난 10일 제19대 대통령에 당선됐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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