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인사이트] 신용등급 'AAA' 넘보는 LG화학...회사채 수요예측 사상 최대자금 몰려

입력 2017-05-15 18:12  

신용분석 리포트

역대 최대 8000억 회사채 발행
3년물 연 1.97%…AAA보다 낮아

차입금보다 현금 유입 더 많아
올 영업익 2.7조…36% 증가 예상



[ 김진성 기자 ] ▶마켓인사이트 5월15일 오전 6시11분

LG화학이 회사채시장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5년 만에 회사채 발행에 나서 1조8000억원에 가까운 금액을 끌어모으며 2012년 4월 회사채 수요예측 제도가 도입된 이후 역대 최대 청약 기록을 새로 썼다. 안정적인 재무 구조와 깜짝 실적을 바탕으로 신용등급 상향 전망도 밝히고 있다.

◆회사채에 1.8兆 ‘사자’ 몰려

1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LG화학이 5000억원어치 회사채를 발행하기 위해 지난 12일 기관투자가를 상대로 벌인 수요예측 결과, 총 1조7700억원의 청약이 몰렸다.

이 회사는 폭발적인 수요에 힘입어 발행금액을 역대 최대 규모인 8000억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탄탄한 재무구조를 갖춘 우량기업이라는 점이 흥행의 주요인으로 꼽힌다. LG화학의 올 1분기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은 0.7배로 최근 5년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015년 0.8배를 기록한 이후 2년 넘게 1배 미만을 유지하고 있다. 이 지표가 1배를 밑도는 것은 차입금보다 많은 현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최우량 신용등급인 ‘AAA’를 부여받을 수 있는 조건이기도 하다. LG화학의 현 신용등급은 ‘AA+(안정적)’. 이 등급 기업 중 가장 우량한 재무구조를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신용평가사들은 이 회사의 EBITDA 대비 총차입금 비율이 1배를 밑돌고 EBITDA마진율(매출 대비 EBITDA 비율)을 20% 이상으로 유지하는지를 ‘AAA’로 가는 핵심 조건으로 꼽고 있다. LG화학이 올 1분기 기준 18.2%인 EBITDA마진율을 20% 이상으로 올리면 기준을 충족하게 된다.

◆‘AAA’ 등급 조건에 근접

가파른 실적 개선을 고려하면 EBITDA마진율도 등급 상향 기준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LG화학의 올 1분기 매출은 6조486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1%, 영업이익은 7969억원으로 74.1% 증가했다.

전지부문을 제외한 모든 사업이 이익을 늘렸다. 지난해 인수한 팜한농과 올초 합병한 LG생명과학도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미래에셋대우 등 국내 19개 증권사의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에 따르면 올해 LG화학의 매출은 전년 대비 22.9% 증가한 25조3825억원, 영업이익은 36.4% 늘어난 2조716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곽진희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올 하반기부터는 GM 전기차 ‘볼트’의 판매량 증가로 중대형 전지의 성장성도 부각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다각화된 사업 포트폴리오가 매력을 더해갈 것”이란 설명이다.

LG화학의 신용등급 상향 가능성을 밝게 보는 이유다. 중장기적으로는 ‘AAA 등급’으로 올라 현대자동차 SK텔레콤 KT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LG화학은 이번 회사채 발행금리를 3년물은 연 1.97%, 5년물은 연 2.324%, 7년물은 연 2.575% 수준으로 잠정 결정했다. 3년물은 AAA급 회사채의 시장 평균금리(연 1.991%)보다 오히려 낮은 수준이다. 이미 시장에서는 ‘AAA급’ 대우를 받고 있다는 평가다.

김진성 기자 jskim1028@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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