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대통령의 미세먼지 응급 대책 여파로 16일 국내 증시에서 에너지 관련주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한국전력은 다음달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가동이 일시 중단(셧다운)된다는 소식에 연료비 부담 증가 우려로 하락하고 있다. 반면 한국가스공사는 발전용 액화천연가스(LNG) 판매량 증가 기대로 상승해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풍력발전, 신재생 에너지 관련 종목군도 크게 오르고 있다.
이날 오후 2시 50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전력은 전날보다 1300원(3.01%) 내린 4만19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반면 한국가스공사는 2850원(5.86%) 뛴 5만1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5만1800원까지 뛰어 52주 신고가를 새로 썼다.
태양광 및 풍력 관련 종목군의 상승세도 두드러진다.
20% 넘게 뛴 에스에너지(23.67%)를 비롯해 신성이엔지(6.53%), OCI(4.93%), SDN(12.63%) 등 태양광 발전 관련 종목이 동반 강세다.
유니슨(15.03%)이 10% 넘게 급등했고, 씨에스윈드(3.69%), 동국S&C(4.96%), 태웅(3.03%) 등 풍력 발전 관련주들도 함께 오르고 있다.
석탄화력발전소 감축과 함께 신재생 에너지주의 수혜가 기대돼 투자심리가 개선된 결과로 풀이된다.
정부는 미세먼지 감축 대책의 일환으로 30년 이상 된 노후 석탄화력발전소 10기 중 8기의 가동을 6월 한 달간 일시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내년부터는 매년 미세먼지가 심한 3~6월 4개 월간 가동을 중단한다는 방침을 내놨다.
증권가에서는 이번 대책으로 한국전력의 연료비 부담이 발생했다고 분석했다.
강성진 KB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이 석탄발전소에서 확보하던 전력 일부를 LNG 화력 등 고원가 발전소에서 충당하게 되는 구조"라며 "연간 2081억원의 비용이 늘어날 전망이지만 이는 연간 예상 전력판매 매출의 0.4%에 불과한 수준"이라고 진단했다. 아울러 신규 기저발전소 증설의 영향으로 실제 비용 증가폭은 예상보다 적을 수 있다고 덧붙였다.
한국가스공사의 경우 발전용 LNG 판매량이 연간 최대 52만t 증가하고 미수금이 축소되는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관측이다.
황성현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LNG 발전 확대로 가스업체와 LNG 발전 업체들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한국가스공사, 삼천리, 지역난방공사를 관심 종목으로 꼽았다.
황 연구원은 "한국가스공사는 발전용 LNG 판매량 확대로 순가동설비자산액이 증가하고, 요금 기저 증가로 이어져 국내 도시가스 부문의 실적이 개선되는 수혜를 볼 것"이라며 "삼천리는 새 정부의 에너지정책 변화로 발전용 가스 수요가 늘 수 있다"고 설명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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