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판남' 문재인 대통령…'문 블렌딩' 커피 아시나요

입력 2017-05-16 17:38  

부암동 카페에 주문 쏟아져

청와대 수석 시절부터 매주 찾아
콜롬비아·브라질·에티오피아
과테말라 원두 4:3:2:1 섞어



[ 김보라 기자 ] “4:3:2:1 ‘문 블렌딩’으로 주세요!”

커피 마니아들은 요즘 카페에 가서 ‘문 블렌딩’을 찾는다고 한다. 문재인 대통령(사진)의 단골 카페로 알려진 서울 부암동 클럽에스프레소의 마은식 대표가 페이스북에 지난 9일 당선 축하 글을 올린 게 계기가 됐다.

커피 블렌딩은 특정 국가나 농장에서 나온 단품 원두(싱글 오리진)와 달리 여러 종류의 원두를 적절한 비율로 섞어 새로운 커피맛을 내는 것. 싱글 오리진은 개성이 강하기 때문에 스타벅스, 커피빈 등 유명 커피 프랜차이즈도 자신들만의 블렌딩 비율로 대중적인 맛을 낸다.

문 대통령이 즐겨 먹는 커피 원두의 비율은 콜롬비아, 브라질, 에티오피아, 과테말라 원두를 4:3:2:1로 섞은 것이다. 원래 클럽에스프레소에서는 3:3:2:2의 비율로 혼합해 커피를 만든다. 하지만 문 대통령은 매주 최소 1~2회씩 카페를 찾아 4:3:2:1로 블렌딩해달라고 요청하고, 때로는 원두를 사가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문 대통령은 2003년 청와대 민정수석 때부터 클럽에스프레소를 자주 찾은 것으로 알려졌다. 직접 차를 몰고 와 혼자 마시고 가거나 동료들과 함께 찾기도 했다. 커피 업계 관계자는 “원두마다 과일의 맛, 쓴맛, 거친 맛, 초콜릿 맛 등 다양한 특징을 갖고 있는데 이를 자신만의 비율로 맞춰달라고 할 수 있을 정도면 스페셜티 커피의 전문가 수준”이라고 말했다.

‘문 블렌딩’의 비율은 국내 커피 1세대 전문가들에게 익숙한 ‘황금비율’이다. 1980~1990년대 부산의 가비방, 마리포사 등 유명 커피숍에서 관계자들만 아는 혼합 비율이었다고 한다. 클럽에스프레소는 ‘대통령 원두’의 주문 요청이 쇄도하자 이 비율대로 섞은 ‘문 블렌딩’을 100g에 1만원, 500g에 3만7500원 등으로 온·오프라인 판매를 시작했다.

이 밖에 전북 전주의 ‘길 위의 커피’, 부산 ‘커피에세이’ 등 카페들도 앞다퉈 ‘문 블렌딩’을 내놓고 있다.

김보라 기자 destinybr@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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