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사드 보복' 풀까 설레는 투심…엔터·화장품株 연중 최고가

입력 2017-05-17 11:24  


중국의 사드(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 해제 기대가 17일 국내 증시에 퍼지면서 관련 종목이 강세다. 에스엠과 와이지엔터테인먼트 등 연예 기획사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뛰었다. 호텔신라, 신세계 등 면세점 관련 유통기업과 화장품주의 강세도 두드러진다.

17일 오전 10시45분 현재 유가증권시장에서 면세점 및 호텔 사업을 하는 호텔신라는 전날보다 2500원(4.29%) 오른 6만800원에 거래되고 있다. 한때 6만1400원까지 뛰어 올 들어 가장 높은 주가를 기록했다.

호텔신라는 한국 정부가 사드 배치를 발표한 지난해 7월8일 이후 중국인 단체 관광객 금지 등의 여파로 올 3월까지 60% 넘게 하락했다. 이후 꾸준히 반등에 나서는 모습이다.

면세점 사업 계열사를 둔 신세계(1.32%)가 장중 23만200원까지 올라 전날 기록한 연중 최고가를 넘어섰다. 한화갤러리아(3.25%)도 3%대 강세다.

화장품 관련주들도 동반 상승하고 있다. 대장주인 아모레퍼시픽(2.28%)이 연중 최고가를 기록했고, LG생활건강(2.25%)도 올 들어 처음으로 장중 100만원대 주가를 회복했다.

토니모리(3.84%), 잇츠스킨(4.13%)등 로드숍 브랜드 업체들도 크게 뛰었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사드 여파로 1분기 카지노 사업 실적이 부진했던 파라다이스(5.97%)가 연중 최고 수준으로 올랐다.

연예기획사들도 강세를 나타내고 있다. 에스엠이1450원(5.11%) 오른 2만9850원에 거래되고 있다. 장중 3만50원까지 뛰어 지난해 9월 이후 처음으로 장중 3만원 선을 넘었다.

와이지엔터테인먼트(3.62%), JYP Ent.(0.70%), 키이스트(3.33%)도 함께 오르고 있다.

최근 중국 현지에서 한국 스타가 출연한 광고가 방영되고 음원사이트에서 K팝 차트가 등장하는 등 한한령(限韓令·한국산 방송 및 제품 수입 제한)이 완화되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다. 이에 중국이 문재인 정부 출범을 계기로 사드 보복 조치를 해제할 것이란 기대가 커지면서 관련주 투자심리가 개선됐다.

그러나 증시 전문가들은 중국 관련 내수주 투자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아직 확정된 상황이 아닌데다 향후에도 중국 관련 실적 불확실성 요인으로 남는다는 분석이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사드 보복 조치가 해제된다면 단기적으로 관련주 주가 반등은 나타나겠지만 중장기적으로는 과거 증시에서 받던 프리미엄 수준을 회복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갭(격차) 메우기 차원에서 소형주로 대형주의 온기가 확산될 수 있지만 환경이 바뀌었기 때문에 중국 내수주의 강세가 회복될 지는 미지수"라며 "이번 상승장에서는 결국 대형 수출주가 주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정민 한경닷컴 기자 blooming@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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