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가족 추모사에 눈물…현직 대통령, 9년 만에 '임을' 제창

입력 2017-05-18 17:56   수정 2017-05-19 05:12

5·18 기념식 이모저모


[ 손성태 기자 ] 현직 대통령으로 4년 만에 광주 5·18 민주화 운동 기념식에 참석한 문재인 대통령은 한 유가족의 추모사에 끝내 눈물을 흘렸다. 검은색 정장에 검은색 타이를 맨 문 대통령은 이날 광주 국립 5·18 민주묘지에서 유공자 가족 등과 일일이 악수를 나눴다.

문 대통령은 식순에 따라 애국가를 4절까지 부르고 기념사를 마친 뒤 진행된 추모행사를 지켜봤다. 문 대통령이 기념사를 낭독하는 동안 총 23차례의 박수가 터져 나왔다. 광주 5·18 정신의 의의와 진상규명 의지를 강조하는 대목에서는 박수와 함께 환호성이 나오기도 했다. 문 대통령이 “숭고한 5·18 정신은 현실 속에서 살아 숨쉬는 가치로 완성될 것”이라며 기념사를 마치자 참석자들은 일제히 일어나 기립박수를 보냈다.

유가족의 추모사에서 문 대통령은 손수건을 꺼내 들었다. 1980년 5월18일 태어났지만 그날 아버지가 계엄군의 총탄을 맞고 숨진 탓에 아버지 얼굴도 보지 못한 김소형 씨(37)가 추모글을 읽자 문 대통령은 안경을 벗고 손수건을 꺼내 흐르는 눈물을 닦았다. 김씨가 추모사를 마치고 퇴장하려고 하자 문 대통령은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로 올라가 김씨를 안고 격려했다. 예정에 없던 일이었다.

‘임을 위한 행진곡’을 부를 때는 옆좌석에 앉은 정세균 국회의장과 이 곡을 작곡한 김종률 씨의 손을 맞잡고 흔들었다. 현직 대통령이 기념식에서 이 노래를 부른 것은 2008년 이명박 전 대통령 이후 9년 만이다.

이날 행사는 문 대통령을 포함한 정부 인사, 여야 정치권 인사, 5·18 유공자·유족 등 1만여 명이 참석했다. 5·18 행사가 정부 기념일로 지정된 1997년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문 대통령은 행사 후 5·18 단체 관계자들과 광주 금남로5가 한 식당에서 비빔밥을 먹었다. 식당이 있는 허름한 골목 안은 주민들이 몰려들어 금세 북새통을 이뤘다.

문 대통령은 주영훈 경호실장에게 “국민 속에서 경호를 하니 좋지 않은가요”라고 물었고, 주 실장은 “대통령 뜻을 따라 국민이 걱정하지 않도록 경호하겠다”고 답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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