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5월19일(03:28) 자본시장의 혜안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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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호타이어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중국 더블스타가 ‘정년보장 및 정리해고 금지’ 등 금호타이어 직원들에게 유리한 단체협약 조건을 받아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더블스타는 빠른 시일내에 금호타이어 노동조합을 만나 이같은 사실을 전달하고 매각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할 방침이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더블스타가 지난달 산업은행 등 금호타이어 채권단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면서 노조와의 합의 없이는 △생산기지 이전 △정리해고 및 명예퇴직 △국내 생산물량 조정 등 어떤 구조조정도 금지하는 단체협약에 합의한 것으로 확인됐다.
구체적으로 보면 더블스타는 금호타이어 국내 직원들의 고용을 전원 승계하는 것은 물론 정년도 모두 보장하기로 했다. 판매부진, 해외공장 건설 등의 사유로 노조와 합의 없이 정리해고 및 명예퇴직을 실시하는 것도 금지된다. 생산기지를 이전하거나 국내 생산물량을 조정도 노조 동의 없이는 불가능하다. 국내 공장 폐쇄 여부도 마찬가지다. 더블스타는 이와 더불어 노사가 공동으로 참여하는 ‘고용안정 및 노사공동발전위원회’를 운영하면서 노조와 회사 운영에 관한 전반적 내용을 공유하기로 했다.
더블스타가 강도 높은 단체협약을 받아들인 것은 금호타이어 직원들이 느끼는 고용 불안감을 해소해 매각 작업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다. 게다가 기아·현대차 등 완성차 공장이 건재한 상황에서 국내 사업을 축소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 이를 위해 고용보장이 필수적이라는 것에도 채권단과 동의한 상태다. 필요할 경우 호남 지역에 기반을 둔 전략적 투자자(SI)에게 국내 경영을 일임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대신 더블스타는 중국 시장에서의 영업력 확대에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더블스타가 청도 주정부의 전폭적 지지를 받고 있는 데다 더블스타의 현지 영업망도 활용할 수 있어 매각이 성공할 경우 중국시장 점유율 회복은 시간문제라는 게 IB업계의 시각이다.
더블스타가 노조 설득에 성공할 경우 금호타이어 매각은 9부 능선을 넘을 전망이다. 다만 박삼구 금호그룹 회장이 금호산업이 보유한 금호타이어 브랜드 사용권을 더블스타에 넘기지 않겠다고 버티고 있는 점은 여전히 걸림돌이다. 만약 오는 9월 23일까지 계약을 종결하지 못하면 소멸된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이 되살아난다. 박 회장은 이때 다시 금호타이어 인수에 도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치고 있다.
산업은행 등 채권단은 박 회장이 상표권을 활용해 매각 지연을 작전을 이어나갈 경우 채권만기 연장에 동의하지 않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 금호타이어 매각이 불발될 경우 채권단이 오는 6월 만기가 돌아오는 채권 1조2000억원에 대해 ‘기한이익상실’ 조치를 취할 수 있는 권한이 있다. 이 경우 만기 여부에 관계없이 채권단이 즉각적인 자금회수에 돌입할 수 있어 금호타이어는 심각한 경영난에 직면할 전망이다.
금호타이어의 실적 악화에 대한 시장 우려가 커지고 있는 점도 부담이다. 워크아웃 기간 3000억원대를 기록하던 영업이익은 지난해 1000억원대로 급감, 당기순이익이 적자전환했다. 특히 올 1분기에는 영업손실 282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에 600억 가량 미달된 수치다. 채권단 관계자는 “더블스타의 금호타이어 인수가 무산될 경우 회사 경영이 정상화 될 가능성은 극히 낮다”며 “현재는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 두고 금호그룹 측의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설명했다.
이지훈 기자 lizi@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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